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평균수명은 길지만 국민의료비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품비는 OECD 국가들과 동일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박윤형)가 최근 펴낸 ‘2011 보건의료 통계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09년 GDP 대비 국민의료비는 6.9%로 20년 전의 OECD 수준(1990년 6.9%)에 불과했다. OECD 평균은 9.7%다.

총입원진료비는 1.6%(OECD 평균 2.6%), 총외래진료비 2.2%(OECD 평균 2.6%)이며 의약품비총지출은 1.6%(OECD 평균 1.6%)이다. 1인당 의료비 지출도 1,879달러로 OECD 평균인 3,361달러의 56%에 그쳤다. 하지만 평균수명은 80.3세 OECD 평균 79.3세보다 높았다. 남성의 평균수명은 76.8세(OECD 76.5세), 여성은 83.8세(OECD 82.1세)였다.

우리나라의 보건부문 총지출액은 OECD 평균의 60.4%로 분석됐다. OECD 평균 대비 총입원진료비는 56.1%, 총외래진료비는 44.9%이며 총의약품비는 88.5%이다. 절대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우리나라는 모든 항목에서 OECD 평균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의료서비스분야는 OECD 평균과의 격차가 매우 크며 의약품 분야는 상당히 근접해 있었다.

국민의료비의 재원 구성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부담 비율이 44.7%로 가장 높고 가계부담 32.4%, 정부부담 13.5%, 민간보험부담 5.2% 순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의료비의 58.2%를 정부와 사회보장이 부담하고 있는데 이는 OECD 평균(74.4%)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사회보장 부담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는 칠레(47.4%)와 미국(47.7%), 멕시코(48.3%) 뿐이다.

국민의 사망원인을 보면 다른 OECD 국가와 마찬가지로 암과 순환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살, 당뇨병, 전염성 및 기생충 질환, 교통사고 등 외부적 원인에 의한 사망자 수가 OECD 평균보다 많다. 정신 및 행동이상과 뇌혈관질환을 이유로 인한 사망자 수도 OECD 평균보다 높다.

사망원인별 사망자수의 OECD 평균을 100으로 했을 경우 우리나라는 소화계질환, 독감 및 폐렴, 호흡기계질환, 허혈성질환, 순환계와 신경계 질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OECD 평균보다 낮아 100이하 였다. 질병 원인별 사망과 관련해 특징적인 것은 우리나라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가장 많이지만 OECD 평균보다는 적었으며(86.9%) 순환계 질환 중 허혈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OECD 평균의 27.9%에 불과할 정도로 낮았다.

사망률이 OECD 평균보다 높아 100을 초과한 사망원인으로는 자살(218.5), 당뇨병(184.2), 전염성 및 기생충(175.0), 정신 및 행동이상(107.9) 뇌혈관질환(103.3) 등이 있다. 특히 자살 사망자 수는 OECD 평균이 13.0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28.4명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우리나라는 자살로 인한 사망이 급격히 증가해 독일(9.1명), 뉴질랜드(11.2명), 스웨덴(11.0명) 보다 매우 높았다.

임금자 의협 의정연 연구책임자는 “모든 질병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절대적인 사망자 수가 많거나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자살과 당뇨병, 전염성 및 기생충 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관련 학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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