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폐원...개원5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져

한림대의료원 제6병원을 표방하던 한림대치과병원이 개원한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는다.

한림대치과병원 관계자는 “지난주에 이미 진료를 마치고 이번주(31일)까지 문을 닫는다”며 “원장 등 일부 스탭들은 강동성심병원에 자리를 옮겨 진료하고, 전공의도 강동, 평촌 등 산하병원에 나눠져 수련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한림대치과병원은 청량리 소재 구 동산성심병원을 리모델링해 지하1층, 지상 3층의 별도 건물에 위치해 있었으며, 지난 2007년 3월 20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Dental CT-Panorama, 초정밀 수술현미경, 치과 X-선 촬영기, Dental Chair Unit 18대 등의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면서, 고려대 등 4개의 임상치의학대학원 중 치과병원을 별도로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경쟁력을 내세워왔다.

그러나 경영일선의 판단으로 문을 닫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에 비해 눈에 띄는 수익이 나지 않았던 것. 여기에 동탄성심병원의 개원준비 자금을 마련하기엔 경영 효율성 제고가 더욱 절대적이었다.

치과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우선 큰 걸림돌은 위치였다. 청량리에서도 눈에 띄는 위치가 아니었다. 비급여 진료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지역이었다.

지나치게 스탭이 자주 바뀌는 것도 문제였다. 이 관계자는 ”대학교수 출신 타이틀을 단 이후에 개원을 하려는 이들이 많았으며, 개원하거나 정식 의대교수에 비해 처우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이탈도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직원관리’와 ‘환자관리’에 걸림돌이 많았다.

남는 이들은 산하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일부 직원도 흡수하게 되지만, 병원 폐쇄에 따른 부작용은 어쩔 수 없는 상황. 기존 환자들의 불편은 물론, 자리를 잃는 직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서울병원의 치과 축소 문제에 이어 곧바로 불거진 사태라 치과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림대치과병원 관계자는 “이미 삼성병원보다 먼저 결정된 것”이라며 “단일 건물만 해체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며 전공의도 그대로 수용하는 만큼, 축소라고 볼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한림대성심병원 3명, 강남성심병원 2명, 강동성심병원 2명 등 전공의 모집도 진행했으며, 앞으로 이 숫자는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치과 경영효율성 "빨간불"

그러나 일련의 사태로 인해 대학병원 치과 경영효율성에 ‘빨간 불"이 켜져있다고 의심해볼 수 있다. 보통 개원가보다 대학병원 치과의 비급여 진료가 더 비싸고 환자수가 많아 절대 적자가 날 수 없다는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치과 교수는 “중증 환자의 협진이 많지만, 치과의사가 계속 매달려야 하는 시술 위주로 되어 있으면서도 낮은 보험수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더욱이 다른 진료과처럼 별도의 진료와 투약 행위가 없다”고 호소했다.

다른 치과 원장은 “비급여 진료가 대학병원이 비싸지만, 모든 치료가 비급여를 기반으로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라며 “내과의 경우 오전에만 100명도 넘게 진료하지만, 치과는 하루 종일 진료해도 15~20명의 환자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개인이 한번에 내는 진료비는 치과가 많이 차지하더라도 의사 1인이 진료할 수 있는 환자수의 한계로 인해 생산성이 높지 않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병원 치과 내부적으로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병원 보직자는 “치과 개원의의 경우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접 시술하고 토요일까지 진료하는데 비해, 대학병원 치과는 정식 치대가 없는 곳도 일부 있지만 일반 교수들처럼 주 2~3회 오전, 오후를 나눠서 진료하고 만다”며 “거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내부 직원 할인 등을 강행하다 보면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학병원에선 최소 진료를 하고 비급여 등 나머지는 개원가에서 흡수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개원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무장하고 있는 이상, 대학병원에서 무리한 확대를 하기엔 고정 인건비 등의 문제로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아웃소싱 형태로 치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경우 수익성이 보다 나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다른 치과병원에서는 언제 또다른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향후 치과병원계 차원의 공동대응을 마련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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