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두드러진 학술계의 이슈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의 발표다. 특히 질환별로 해외 주요학회는 물론 국내학계에서도 가이드라인들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해 초 테이프를 끊은 미국심장학회재단(ACCF),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박학회(HRS) 가이드라인부터 연말 국내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까지의 내용과 의의를 살펴본다.

▲ACCF·AHA·HRS 가이드라인 - 560호

ACCF·AHA·HRS가 공동으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심방세동에 관한 것으로 2006년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한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항혈소판제 이중요법, 부정맥 치료전략 등의 권고사항을 담고 있고, 이와 함께 지난해 지속적으로 이슈가 돼 온 항혈소판제·항응고제 신약들이 권고사항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우선 관심을 모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시기가 맞지 않아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다비가트란은 이후 추가 권고사항 발표로 대열에 합류해 항혈소판제·항응고제 신약들의 위세를 보여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ACTIVE-W, ACTIVE-A 연구를 근거로 Class Ⅱb / 근거수준 B으로 항혈소판제 이중요법을 권고했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등 주요 혈관사건 감소를 목적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병용투여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와파린 사용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와 와파린 지속투여에 대한 환자평가 결과를 평가해 선정하도록 했다.

다비가트란은 Class Ⅰ / 권고수준 B로 뇌졸중 예방에 대한 와파린 대체로 사용할 수 있고, 발작성·지속성 심방세동 환자들과 뇌졸중 및 혈전색전증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전반적 혈전색전증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린 후 FDA, 일본 후생성 등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지만 유럽에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와 함께 ATHENA 연구로 조명을 받고 가이드라인에 Class Ⅱa / 근거수준 B로 발작성, 지속성 심방세동 초치료 전략으로 이름을 올린 드로네다론이 최근 후속연구인 PALLAS 연구로 인해 FDA로부터 심혈관사건 부작용 경고를 받은 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ADA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566호

매년 초 미국당뇨병학회(ADA)는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한 해의 이슈를 짚어보고 있다. 2010년에는 당화혈색소(A1C)의 진단기준 포함으로 파란을 일으켰지만 올해 큰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ADA 학술대회에서도 강조된 생활습관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임신성 당뇨병 세부 진단기준,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 진단, 당뇨합병증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임신성 진성 당뇨병의 경우 국내 학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으로, 출산 전 제2형 당뇨병이 진단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이 위험요소들을 가지고 있을 경우 표준 진단기준에 맞춰 진단하도록 권고했다.

ADA는 임신 24~28주 여성을 대상으로 경구당부하검사(OGTT)를 시행해 공복, 식후 1시간, 2시간의 결과를 얻어 공복혈장혈당(FPG) 92 mg/dL 이상, 1시간 째 180 mg/dL 이상, 2시간 째 153 mg/dL 이상일 때 임신성 진성당뇨병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공복에 대한 기준은 성인 당뇨병 진단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최근 10년간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소위험군 소아청소년에게는 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소아청소년 치료는 A1C 7%로 맞추되 조절 타깃의 하한선을 없앴고, 맞춤치료와 안전성에 대한 토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당뇨합병증 관리에 대해서는 고혈압 맞춤치료와 DASH 연구를 기반으로 한 식습관 개선, ACE 억제제나 ARB로의 약물치료 등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또 만성신질환 합병증 관리를 위해 혈압과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ESC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589호

올해 유럽심장학회(ESC)는 학술대회에서 이상지질혈증, 임신 기간 중 심혈관질환, 비ST분절상승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관리, 말초동맥 고혈압 4개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의 경우 유럽동맥경화증학회(EAS)와 공동으로 작업해 유럽에서의 통일안에 제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올해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에서 보였던 트랜드를 반영하듯 가이드라인에서는 금연, 식생활 조절, 운동, 알코올 섭취 조절 등 생활습관개선을 1차 지질관리로 시행되야 한다고 권고했다(Class Ⅰ, Level C) 약물치료는 생활습관개선 후 효과가 없을 때부터 스타틴으로 시작해 LDL 콜레스테롤을 우선, 이후 비H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도록 했다.

고중성지방수치를 보이는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피브레이트 단독, 스타틴 병용, 나이아신 단독 및 병용 등의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비ST분절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관리 가이드라인의 경우는 새로운 항혈소판제들이 이름을 올려 관심을 모있다.

티카그렐러는 허혈성 사건 중등도·고위험군 모든 환자, 알려지지 않은 해부학적 관상동맥 이상 환자, 클로피도그렐 투여환자에게,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을 투여한 적 없는 관상동맥 이상환자, 중증 출혈 위험도가 없거나 다른 금기사항이 없는 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 환자에게 각각 PLATO 연구, TRITON-TIMI 38 연구를 근거로 권고됐다.

▲ACCF·AHA 말초동맥질환 가이드라인 - 594호

올해 해외 가이드라인의 대미는 ACCF·AHA의 말초동맥질환(PAD) 가이드라인이 장식했다. ESC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된 PAD 가이드라인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고령 환자에게서 호발하기 때문이다. ESC는 독일에서 진행한 연구를 인용하며 하지 PAD 유병률이 40~49세에서 3%로 나타났지만, 70~75세에서는 18.2%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60세 이상 인구의 18%가 PA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척주관협착증과 증상이 비슷해 치료적기를 놓이는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또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는 30~50%, 관상동맥질환자에서 PAD가 동반되는 경우는 30%로 심혈관 위험도도 강조되고 있다

이에 ACCF AHA가이드라인에서는 발목상완지수(ABI)를 진단방법으로 강조하며 의심환자들에게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의심환자는 65세 이상 고령환자, 50세 이상 흡연력, 당뇨병, 족부증상 등이 있는 환자다(class Ⅰ, 근거수준 B). 검사결과는 1~1.4는 정상, 0.91~0.99는 경계, 0.9 이하는 비정상으로 구분한다. 1.4 이상일 때는 비압축성혈관을 정의했다. 이 사항은 ESC 가이드라인에서도 동일하게 제시됐다.

이와 함께 우선적으로 관리해야할 위험요소로 흡연을 꼽았다. 금연의 효과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은 없지만, 심혈관 관련 질환에서는 주요 위험요소로 이미 주목받고 있고, PAD 위험도도 2~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연을 위해서는 니코틴 대체치료, 부프로피온 등 약물치료도 병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의사들의 개입도 당부하고 있다.

항혈소판제 치료의 경우 1일 100 mg의 아스피린 투여전략을 기본으로 클로피도그렐을 아스피린 대체 약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 고위험군에 대한 이중항혈소판제 권고사항 등을 담고 있다. 단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보라팍사 등 신약들은 관련 연구들이 없어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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