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도 환자도 흡족했던 한 해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간 완화 성과... 항CCP 항체 급여 노력


올해는 커다란 가이드라인의 변화나 치료 치침 혼돈 없이 대체로 조용했다는 게 류마티스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몇몇 새로운 약들이 등장했지만 기존 약제의 명성을 넘어서진 못했다는 것도 일치되는 평가다.

저분자약물 등이 주목을 받았지만 먹는 약이라 편리하다는 것 빼고는 생물학적제제와 비슷하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BMS의 오렌시아(아바타셉트)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내고 있지는 못하다.

임상연구를 끝낸 심지아(서톨리주맙)나 9월에 임상이 끝난 심포니(골리무맙) 등도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생물학적제제 급여 적용 기간 없애는 성과 거둬

외부의 조용했던 분위기와 달리 대한류마티스학회 내부는 열정적이었다. 류마티스학회는 올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에 온 힘을 쏟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바쁘게 보낸 만큼 가시적인 성과도 이끌어낸 한해 였다.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커다란 짐이었던 엔브렐이나 휴미라 등 생물학적제제의 급여 적용 기준을 대폭 완화시킨 것.

기존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와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하려면 각각 51개월, 48개월로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

치료 기간 동안은 본인이 10% 부담하지만 그 이후엔 치료비의 46%를 본인이 부담해야 했었다. 학회가 이 기준을 획기적으로 변경했다. 투여 기간을 아예 없애고 생물학적제제 투여시 본인부담은 10%로 정한 것이다.

올해는 한양대에서 운영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의 결과물들이 속속 등장한 한 해이기도 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동반질환 및 질병 비용 연구 결과 발표가 그것이다.

학회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에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등록된 환자 4721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계질환 26%, 당뇨병을 포함한 내분비질환 15%, 호흡기질환 5.8% 등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학회의 최찬범 홍보이사는 “심혈관계질환 중 가장 발생 비율이 높은 것은 고혈압이고, 환자의 40%가 이로 인해 사망한다”라며 “발병 후 2년 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5% 가까이 발생률이 떨어졌다”며 질병의 조기진단을 강조했다.

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직간접 비용도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가 공동 연구한 이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전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서 발생한 질병 비용이 2조 1천 8백억원이었다.

비율을 보면 직접비 51%, 간접비 49%로 진료비 이외에 사용하는 비용이 상당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회 송영욱 이사장(서울대 류마티스내과)은 "올해는 학회가 3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였다"며 "30년사를 출간하면서 학회의 과거 업적들을 되돌아보고 또 앞으로 학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시기였다"라고 한해를 평가했다.

학회는 올해도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골드링(Gold ring) 캠페인 등 대국민 홍보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송 이사장은 내년에도 환자를 위해 항CCP 항체검사 보험급여를 비롯한 자가항체 음성 환자의 산정특례 적용, 장기처방 허용 등의 사업을 펼칠 것이라 밝혔다. 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3개월마다 관절을 카운트해야하고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수가 문제도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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