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종양혈액과, 면역유발세포 제거

골수이식 수술의 최대 난관이 돼왔던 "조직적합항원(HLA) 일치"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이 제시됐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종양혈액과 서종진, 임호준, 고경남(사진 왼쪽부터) 교수팀은 영국혈액학회지(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에 새로운 방법으로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반일치 골수이식수술을 성공시키고, 완치 후 평균 18개월 이상 생존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이제까지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은 골수 공여자와 환자의 HLA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골수이식을 통해서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족 내에서 HLA 일치 공여자를 찾을 가능성은 환자 10명의 중 1~2명이고, 타인과 일치할 경우는 2만 명당 1명 정도였다. 찾지 못할 경우 환자들은 골수이식을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수혈을 받아야하고, 감염, 당뇨병 혹은 심부전 등 수혈 관련 합병증이 발생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반일치 골수이식은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성공적인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는 급성 백혈병과 달리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서는 이식 후 생착 실패,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등 부작용 발생율이 높아 적용이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 부작용을 일으켰던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도입해 이식 후 생착 실패나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의 부작용을 줄였다. 공여자 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추출해 CD3 양성 T-세포와 CD19 양성 B-세포 등 면역 부작용 유발세포를 제거했다.

결과 이식 후 초기 백혈구 생착이 기존 2주 이상에서 10일 정도로 빨라졌고,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위험도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생착 실패 후에도 즉각적으로 2차 이식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서도 항원이 3개만 맞아도 이식이 가능한 반일치골수이식이 가능해져 부모나 형제자매로부터 이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교수는 "이식을 받을 때까지 수혈을 받고 수혈 부작용으로 힘든 투병과정을 겪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환자들에게 반일치 골수이식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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