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C 가이드라인 근거제시에 장기간 연구 필요성, 높은 비용 등 지적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highlight]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연구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Surgical Replacement and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SURTAVI)는 수술 저위험군에서 경도관대동맥판막이식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다. 이 연구의 허가가 나면 TAVI의 적응증은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저위험군에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토론(Debate) 세션에서는 이를 두고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의사들 사이의 팽팽한 논란이 진행됐다. TAVI의 적응증 확대와 부작용, 가격 대비 효과 등 쟁점된 부분들을 짚어봤다.

▲TAVI, 적응증 확대 통해 환자들의 혜택 늘린다

TAVI의 적응증을 고위험군에서 중증도나 저위험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심장내과 의사들이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프로토콜이 정립될 때까지 스텝 바이 스텝(step-by-step)으로 가는 게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심장내과 의사들은 이제 걸으려는 아이에게 넘어진다고 걷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반대의견을 표했다.

우리나라 TAVI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는 수술 기법의 향상과 수술 전후의 사망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필요한 1/3 가량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어 적응증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개흉술의 고위험군인 동반질환이 있거나 개흉수술이 불가능한 인자를 가진 고령인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필요하다"며 "수술적 치료의 대안으로 TAVI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가 TAVI의 적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에는 미국심장학회(ACC)의 권고사항이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서 증상이 있을 때 TAVI 시행을 권하고 있으며, 증상이 없더라도 심한 관상동맥 질환이 동반되거나 좌심실 기능이 떨어졌을 때 수술적 치료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 교수는 "흉부외과 의사들이 TAVI 이후 AVR 수술이 줄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흉부외과가 관심을 두지 않던 분야를 심장내과가 도전하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성급한 주장이다", 장기간 연구필요성 지적

이에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안 혁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군이나 고위험군에서 TAVI는 충분히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보완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는 것은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TAVI 연구 결과를 가지고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TAVI가 표준 대동맥판막치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존적 치료 치료와 TAVI의 성적을 비교한 PARTNER B 연구와 수술 고위험군 환자들 대상으로 수술과 TAVI 성적을 비교한 PARTNER A 연구 등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낙관하는 건 위험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TAVI는 시술 후 1개월에서 2년 이내의 결과만이 제시돼 있는 상태다. 즉 장기간 관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중증도 및 저위험군 환자에게까지 확대를 하려면 먼저 고위험군에서의 장기간 연구 결과들을 확인해야 한다"며 "중증도 이하 위험군에 대한 잘 계획된 무작위 연구를 통해 TAVI의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판막 재료 등의 차이가 없음을 들어 최소한 현재의 조직판막과 유사한 내구성을 지닐 것이라 주장하지만 판막 자체의 내구성 이외에도 장기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확인해야 한다"며 "판막 삽입을 위해 가하는 주름내기(crimping), 풍선 확장술(ballon dilatation) 등이 내구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부작용 "통계적 차이없다" vs "월등히 높다"

무엇보다 TAVI 논란의 핵심에는 부작용이 자리하고 있다. 박 교수와 안 교수는 각각 다른 데이터를 내놓았다. 우선 박 교수는 TAVI와 수술의 뇌졸중 발생률은 30일째 3.8% 대 2,1%, 1년 후 5.1% 대 2.4%로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었으나 TAVI에서 약간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술 중 뇌졸중이 발생하는 이유는 부피가 큰 기구가 대동맥을 지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표준 대동맥판막치환술의 뇌졸중 발생률은 약 1~2%이지만 TAVI는 12%로 수술에 비해 훨씬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판막 주위 누출(leakage)도 TAVI가 해결해야 점이다. 시술 후 발생한 판막주위 누출에 의한 중증도의 대동맥 판막 역류증이 매우 나쁜 예후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판막 주위 누출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판막의 크기와 판막의 위치 그리고 판막 삽입 후 최선의 결과를 예측하는 선별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 교수도 대동맥판막은 승모판막에 비해 판막 주위 누출이 임상적 영향이 덜하기는 하지만 보다 나은 인공판막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술가격 3000만원…비용대비 효과 판막치환술 더 높아

TAVI의 시술 가격 또한 논쟁거리다. TAVI를 위한 판막의 가격은 2000유로다. 우리나라에서 상용화 될 때 판막 예상 가격이 3000만원으로 일반 판막의 10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안 교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TAVI는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표준 판막치환술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유럽은 TAVI 시술의 총 병원비는 판막 가격을 포함해 5만5000유로(약 88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며 "이러한 고비용 시술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고, 이러한 시술의 적응증이 확대되면 막대한 의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환자들 조영제 사용 않는 CT·MRI 이용해야
- 방사선 조영제 신독성 예방전략 필요해

방사선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을 예방하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남대병원 신장내과 김수완 교수가 밝혔다. 신기능이 정상인 환자에서는 방사선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의 위험도는 매우 낮고, 체액 결핍을 주의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조치는 필요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s-Cr이 1.5 mg/dL 이상이거나 사구체여과율이 60 mL/ 1.73 ㎡ 미만인 환자군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됐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가능하면 초음파,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CT나 MRI를 사용하고, High osmolal agent(1400~1800 mosm/kg)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Iohexol보다는 iodixanol이나 nonionic low osmolal agent(iopamidol or ioversol)을 사용하고, 저용량의 조영제를 사용하며 단기간 내에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액 결핍을 피하고 NSAIDs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체액 증가에 대한 금기가 없다면 isotonic IV fluid를 조영제 주입 수시간 전에 줄 것을 추천했다.

수액 공급에 이상적인 시간과 제제는 아직 확립돼 있지 않다. isotonic saline보다는 isotonic bicarbonate를 더 추천하다.

김 교수는 "예방적 이뇨제나 만니톨 사용은 방사선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의 예방에는 효과가 없고, IV hydration이 oral hydration보다 낫다"며 "물만 가지고 oral hydration하는 것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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