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후폭풍...다양한 형태로 도입

이른바 반값 약가인하에 따른 파장이 사실상 인력감축안으로 굳어지고 있다. 처음엔 인원감축을 하지 않겠다던 제약사도 최근들어 인원감축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무리 쥐어짜도 인력감축외에는 왕도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력감축을 진행했거나 진행중인 제약사는 대략 30~40여개사. 많은 제약사들은 인력감축안을 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은 내부적으로 조용조용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중소제약사들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조조정을 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007작전을 방불케 은밀히 진행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실적을 내세워 압박하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서는 조직개편이라는 명목하에 발령대기하는 방식도 공공연히 취해지고 있다.

일단 물밑작업형이다. 주로 임원들을 내보내기 위한 작업이다. 한 제약사 임원은 "임원들의 경우 개인적인 면접을 통해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파장을 고려해 드러내놓고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고 귀뜸했다. 대신 이과정에서 적잖은 위로금이 지급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몇몇 회사가 이 방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고위직 또는 임원들의 경우 면접이 늘어나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뿐만아니라 임원들외에도 관리 등 내근직 직원을 정리할때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발령형도 있다. 조직개편을 이유로 대기발령시켜 스스로 그만두도록 하는 형태인데 주로 부장, 본부장 등 중간 관리자들 정리할때 쓰고 있다. 최근들어 많이 행해지고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K, J사가 이방법을 택했다. 제약사들은 주로 마케팅에 있던 직원들을 영업으로 전환시킨다거나 지방영업소로 발령을 내면서 사실상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과정에서 적잖은 인원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압박형도 있다. 이는 주로 영업이나 마케팅 실무자들을 정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역시 최근 다수의 제약사들이 진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회사가 연말결산을 맞아 실적이나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자발적으로 걸러내기위한 조치라지만 직원들은 약가인하에 따른 사실상 희망퇴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약가인하제도 발표 후 압박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도형은 주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방법이다.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해 신청자를 받고 있는 것.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월급의 10배이상을 위로급으로 제시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는 방법이다. 최근 사노피그룹이 이 방법을 선택해 주목을 끌은 바 있다.

한 제약사 임원은 "약가인하에 따라 각 회사들의 매출이 최소한 10%이상 감소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경우 회사들이 판관비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인력감축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제약사들의 인력감축현상이 진행되면서 제약노조들의 불만도 커질 조짐이다.

현재 노조가 있는 일부 회사들의 경우 노조와 사측이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외풍에 따른 경영책임을 직원해고로만 해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 노사갈등도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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