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스메디컬센터·노팅험대학 일반외과 Adam Brooks 교수

석해균 선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최근까지도 회자되면서 국내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논의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4~26일 진행된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아주대병원 외과 이국종 교수의 강의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이를 반증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 지역 중증외상센터를 맡고 있는 퀸스메디컬센터·노팅험대학병원 일반외과 Adam Brooks 교수가 대한외과학회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아주대병원 외과 이국종 교수가 적극 추천했다는 Brooks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수술 시 사용하는 새로운 지혈제 사용에 대한 강의를 가졌지만, "수술 기술의 발전은 의료진의 실력향항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 외상환자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중증외상환자 관리 시스템에서 의료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증외상센터, 국가별 특성 파악과 전문인력 확보가 우선


영국의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은 시간적으로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Brooks 교수는 "중증외상시스템의 경우 한국보다 먼저 정착됐다고 해도 최근이다. 1~2년 전부터 인지도가 오르기 시작해 최근 센터들이 건립되고 있다"며 영국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목표는 영국 전역에 이르는 시스템의 구축으로 지역별 중점센터를 통해 시스템의 기반, 교육, 환자관리,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영국은 각 지역별 담당 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Brooks 교수는 "노르웨이의 경우 하나의 메인 중증외상센터가 다른 센터들을 관리하는 지도자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국가별 상황에 맞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이와 함께 시스템 내에서 전문인력의 중요성을 우선 강조했다. Brooks 교수는 "영국에는 외상전문의가 따로 없고 의사별 전문직종과 함께 외상을 함께 다루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가 높아진 가운데 이들에 대한 대우수준도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상외과의들의 경우 실질적으로 응급, 야간 업무 등 환경이 힘들다는 점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야 하고, 환자 이송 등 시설, 설비도 중요하지만 우선 전문인력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rooks 교수는 중증외상센터가 병원과 국가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효율도 있다고 주장했다. "Right place, Right time"을 외상치료의 주 목적이라고 말하면서 "병원이 이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환자관리뿐만 아니라병원의 인지도, 실력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져 경제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되고, 병원에서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상환자들 중 40대 이하 환자들의 경우 국가적 경제 능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들의 재활과 복귀에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국종 교수가 중점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가 영국에서 연수할 시기 열정과 실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국종 교수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비용대비효과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환자에 대한 최고 품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목적이고, 영국의 경우 국가임상전문가회의(NICE)가 이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Brooks 교수는 "의료보험혜택이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근거를 NICE에 제출해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며 비용대비효과 판단에서도 근거가 우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혈제, 다양하게 응용되다

영국 퀸스메디컬센터, 노팅험대학병원 일반외과의로 간, 췌장, 외상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Brooks 교수는 아프리카, 호주, 미국에서 수련받았고, 군의관으로도 복무했다.

이번 대한외과학회에서는 "Catastrophic Bleeding Techniques for Elective & Emergency Surgery"를 주제로 선택적(elective) 수술에서의 경험을 응급수술에 응용하는 부분과 새로운 술기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복부, 흉부외상에서의 지혈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함께 지혈제인 타코콤(TachoComb)의 사용경험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다. Brooks 교수는 "지혈은 기본적으로 출혈을 막는 것으로 중증외상 이외에도 해당된다"며 수술 과정뿐만 아니라 수술이 끝난 후의 출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Brooks 교수는 "출혈뿐만 아니라 담즙 누수가 있는 간 절제 환자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며 부가적인 활용에 대해서 설명했다. 기존 8%의 담즙 누수가 타코콤 사용 후 1%까지 낮아졌고, 췌장의 경우 혈관이 아닌 병변에서 피가 엷게 베어나와 처치가 곤란한 상황에서도 문합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출혈 부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Brooks 교수는 "다른 제품의 경우 담즙의 누수를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지연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타코콤의 이점에 대해서 강조했다.

또 트렌드처럼 자리잡은 복강경 수술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Brooks 교수는 "보통 좁은 수술 시야 내에서 타코콤을 사용하기 힘들지만, 복강경에 있는 담낭백을 활용한 BERT bag 술기를 통해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의사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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