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핸디캡 극복 전략...경쟁약 온글라이자 행보 관심

DPP-4 계열의 당뇨신약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를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 그리고 유한양행 3사가 공동판매한다.

한 개 품목을 무려 3개 회사가 판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일인데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하기위한 불가피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3사의 영업인력은 대략 700여명. 이에 따라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처방량을 올릴지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치열한 영업전도 예상되고 있다.

3사는 28일 각 사 대표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트라젠타 공동판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아직 어느 회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과거 트윈스타의 행적으로 미뤄볼 때 두 곳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종합병원급 이상을, 유한양행이 병·의원 영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천군만마를 얻게 된 유한양행은 당뇨시장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에 베링거인겔하임과 ARB 복합제 트윈스타를 판매하면서 1년만에 300억원에 이르는 폭발적인 매출을 달성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사실 이번 추가 제휴도 트윈스타의 성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트윈스타의 신화를 트라젠타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유한양행 김윤섭 사장은 "당뇨 치료제 시장의 이정표를 제시할 트라젠타의 출시를 맞아 유한의 우수한 역량과 파트너사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시장을 리드하는 제품으로 성장시키고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교과서 적인 발언에 이어서는 "트윈스타 경험이 있고 (자신있다.) 업계 최고로 만들겠다"고 말해 만발의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변 제약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경쟁사들은 3개 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신경쓰인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특히 당뇨시장에 강한 릴리의 지원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특히 당뇨병 시장에 강한 릴리와 유한양행의 영업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경우 적잖은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3사가 모여 벌떼 영업을 하는 만큼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군터라인케 사장은 “이번 유한양행과의 전략적 제휴는 경쟁력 있는 영업력을 보유한 국내 회사와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 "특히 3개 회사가 진행하기까 좋은 본보기로 남아야 될 것"이라며 매출에 대한 솔직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트라젠타의 공격적 행보로 바빠진건 11월 부터 판매중인 온글라이자(성분명 싹사글립틴)다. 현재 이약은 한국BMS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가가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양사 모두 당뇨약시장 경험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온글라이자도 국내사와 공동판매를 하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기존 제약사들이 모두 국내사와 제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뇨약시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제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휴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검토한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상황에 따라 바뀔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기고 있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품이 늘어나면서 기존 제약사들의 영업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자누비아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MSD는 DPP-4제제 가운데 가장 폭넓은 적응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새로운 키 메시지로 설정했고 한독약품은 가브스를 신장애 환자를 타깃으로 한 효능효과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한편 올해 3분기를 시점으로 DPP-4 약제가 오랫동안 군림해왔던 글리메피라이드 시장 규모를 넘어서면서 당뇨약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MSD 한 관계자는 "시장 규모뿐만아니라 조만간 처방조제에서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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