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점에 따라 성공·실패 운명 갈려...전문가들 세부 분석할 필요 있다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가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를 상대로 도전한 두 개의 헤드투헤드(비교) 연구 중 남은 하나가 최근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면서 스타틴간 대전이 사실상 끝났다.

이런 가운데 두 연구는 종료점(ENDPOINT)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뒤바뀌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그 어떤 연구보다도 아쉬운 연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두 스타틴 간 헤드투헤드 연구는 "PLANET(2010 유럽신장학회 발표) 연구와 SATURN(2011 미국심장협회 발표) 연구다. 전자는 신기능예방 효과를 검증한 연구였고, 다른 하나는 중상동맥경화증의 플라크 감소효과를 살펴본 연구다.

결론적으로 크레스토는 리피토를 뛰어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도 1차 종료점과 2차 종료점만 살짝 바꾸면 성공한 연구로 바뀐다. 그만큼 2차 종료점의 내용이 괜찮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타틴간 신기능 예방을 비교한 PLANET 1 연구는 1차 종료점을 뇨중 단백질/크레아티닌(urinary P/Cr ratio)로 측정했는데 여기서는 리피토가 절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연구를 보면 리피토 80 mg가 뇨중 단백질/크레아티닌 변화에서 크레스토 10 mg과 40 mg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1차 종료점을 또 다른 신기능척도인 추정사구체여과율(eGFR)로 설정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크레스토 10 mg과 40 mg에서 추정사구체여과율이 유의한 감소율을 나타낸 반면 리피토 80 mg에서는 그같은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종료점 하나로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아울러 2차 종료점으로 설정한 ACR(Albumin-Creatinine Ratio)의 변화에서는 용량의존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크레스토 10 mg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40 mg 과 리피토 80 mg 투여군인 고용량에서는 유의한 감소 수치를 보인 것이다. 고용량에서는 적어도 신기능 예방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당뇨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PLANET2 연구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리피토 80 mg는 단백질/크레아티닌 변화에서 크레스토 10 mg, 40 mg 대비 2.4배 높은 효과를 드러냈지만 사구체변화율 수치에서는 고용량제제인 크레스토 40 mg만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결국 이번 연구는 같은 계열의 스타틴이라도 크레아틴 사구체여과율 등은 서로 다른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PLANET 연구자인 그로닝겐대학의 Dick de Zeeuw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두 연구가 모든 항목에서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종료점 항목에서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두 스타틴간 플라크의 감소효과를 본 SATURN 연구도 PLANET과 유사한 양상이다. 이 연구의 핵심은 크레스토와 리피토간의 플라크 감소에서 누가 더 뛰어나느냐를 본 것인데 결론적으로 순위를 가리지 못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플라크의 평균변화율(PAV)로 측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제품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차 종료점인 총 플라크의 평균 변화율(TAV)에서는 크레스토가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이를 1차 종료점으로 설정했다면 크레스토가 완승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SATURN 주 연구자인 클리버랜드클리닉 Stephen Nicholls 박사는 "결과는 동등하게 나왔지만 지질변화 등의 차이가 있는 만큼 추가 분석을 통한 환자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김효수 교수도 "크레스토가 LDL-C 감소효과와 HDL-C 상승효과는 더 컸다"며 이 부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에 따라 앞으로 제약사들은 하위 분석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연유로 업계는 두 제약사간 스타틴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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