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업무 가중·젊은 제약인 갈 곳 없어

이른바 반값 약가인하 여파로 제약사들의 인력채용이 멈춰섰다.

마지막으로 채용했던 7월 이후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제약사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퇴직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빈자리도 메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놓고 제약사들은 동맥경화로 표현하고 있다.

3/4분기를 기점으로 50~200여명의 정기 하반기 채용을 해왔던 동아, 한미, 중외, 대웅 등 상중위권 제약사들은 채용을 미룬 상태다.

이들은 약가인하에 따른 내년 예산도 계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신규인력 채용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다.

중하위권 제약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중소제약 관계자는 "상위권 제약사들이 이정도라면 중하위권 제약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인력을 채용하는 제약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채용이 막히면서 직원들의 업무량 증가에 따른 하소연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 국내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여러 품목을 총괄해 담당하고 있다"면서 "교육, 예산관리, 영업부 회의 등 업무가 몰려 애로사항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회사 대외협력팀 관계자도 "업무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신규채용은 하지 않아 로드가 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부서는 구조조정 때문인지 보이지 않는 경쟁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직원들의 귀뜸이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제약업계의 입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상당수가 잔류전략을 짜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같은 생각에 대부분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에 된서리를 맞으면서 제약인을 꿈꾸는 젊은 예비 제약인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제약사들이 매년 임상, 마케팅, 영업,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 수의사, 약사, 간호사 등 다양한 전문직종을 채용해왔다는 점에서 폭넓은 채용문을 제공해왔는데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법인진출을 서두르는 다국적 제약사와 몇몇 국내사가 소수 인력 채용을 공고하자 경쟁률이 치솟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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