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위권 제약사들의 3/4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녹십자와 LG생명과학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까지 공시한 7개 상위권 제약사들의 실적을 보면 종근당, LG생명과학, 녹십자가 전년동기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면에서 고른 성장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녹십자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는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2338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데 이어 영업이익도 26.7% 오른 462억원을 올려 지금까지 공시된 제약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당기순이익도 7.9% 증가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의 이 같은 호실적은 백신에서 기인한다. 회사 측은 "혈액, 백신제제 등 전 사업부문과 진단시약, 의료기기 자회사 등의 실적이 고루 성장했다"며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과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이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생명과학의 화려한 성적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당기순익의 평균 성장률이 35%에 달해 지금까지 공시된 제약사 중 수치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전년동기대비 22.6%가 오른 107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29%가 오른 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53.4%가 증가한 25억원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타 영업손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는 점을 들며 수익 기여가 커 보이는 일회성 정밀화학 부문 기타 매출액 증가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호실적이라는 평가다.

녹십자와 LG생명과학이 각각 백신과 바이오 및 수출에 강한 회사라는 점에서 약간의 특수성이 적용됐었다면 종근당은 순수한 처방의약품으로 기업 중에서 단연 높은 성적을 기록한 회사다.

종근당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1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와 29.7%가 증가한 216억원과 144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신제품 효과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리피로우와 프리그렐 판매가 크게 증가하며 매출 증가를 견인했고,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며 영업 이익률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아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은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매출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성장은 이뤘으나 영업이익을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동아제약은 14%가 증가한 241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 14.9%가 감소한 282억원으로 마감했다. 대웅제약도 12.2%가 오른 1871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이 11%가 감소한 228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유한양행도 매출액이 4.3%가 늘어난 1646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 36.4% 감소한 158억원으로 질적 성장에는 한계에 부딪혔고 한미약품은 매출액마저 16.9% 감소한 1252억원을 기록했고 흑자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33억원이라는 초라한 영업이익으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초라한 영업 성적표가 4사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는 "공정거래 강화에 따른 영업위축과 약가인하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제약사들의 성장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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