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충남지역에서 환자 유출 없다"
충남대병원 신장내과 이강욱 교수

1981년 대전·충남지역에서 최초로 개설돼 올해로 30년째를 맞은 충남대병원 인공신장실 개소 기념식이 지난 9월 22일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오랜 시간 인공신장실과 역사를 같이 한 신장내과 이강욱 교수가 함께 했다.

이 교수는 1990년에 충남대병원에 터전을 잡은 후 지금까지 인공신장실과 장기이식센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함께 할 주인공이다.

다른 진료과와 팀워크 뛰어나
이 교수는 대전·충남지역에서 충남대병원의 신장이식 수준은 최고라고 말한다. 충청도 사람답게 드러내놓고 자랑하지는 않지만 그 안에는 꼿꼿한 자신감이 숨어 있는 듯 했다.

"우리 병원은 척박했던 환경에서 인공신장실 개소나 혈액 및 복막투석치료 등 신장질환 환자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1986년 대전·충남에서 가장 먼저 신장이식을 시작했다. 지금도 대전·충남에서 가장 많이 신장이식을 하는 병원이다."

충남대병원이 오랜 시간동안 대전·충남의 신장이식의 맹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이 교수는 의료진의 팀워크를 꼽았다.

신장내과 의사들의 경험과 병리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등의 의료진의 노하우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충남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한 환자들의 10년 생존율은 76%, 5년 생존율은 88%로 다른 나라보다 높다. 이식된 콩팥의 생존율도 10년 85%, 5년 94%로 우수하다.

생체이식은 핵가족화 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부부간의 이식은 증가하고 형제자매의 이식은 감소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장기이식센터 활성화 노력
올해 이교수가 이끄는 장기이식센터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 7월 병원 처음으로 간이식에 성공했고, 신장이식 수술도 9월 기준으로 연 20건을 넘어서는 쾌거를 보인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장기기증원(KODA)이 생기면서 그곳의 코디네이터들이 장기구득에 관련된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해 주기 때문에 일의 진행이 한결 수월해졌다. 우리 병원은 오는 11월 2일 KODA와 협약을 체결한다"며 "이제 지방에서도 이식외과 의사만 있으면 이식이 가능해져 앞으로 우리 병원도 좀 더 많은 이식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2년에는 인공신장실 내에 있는 장기이식센터를 독립공간으로 확보하고, 겸업이 아니라 장기이식센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인력을 늘리는 것이 이 교수의 희망이다.

한 명의 뇌사자가 9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 교수는 뇌사자 발굴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더불어 뇌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홍보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며 슬며시 협조를 당부했다.

장기이식센터의 비상을 꿈꾸는 이 교수가 겪는 어려움은 인력 부족이다. 현재 이식 건수가 많지 않아 다른 업무를 하면서 이식센터의 일을 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앞으로 이식 건수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전문 인력도 많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에 있는 병원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의 편견도 이 교수를 안타깝게 하는 요소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신장이식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술이 아니다. 그런데도 환자들은 어렵게 수술을 준비를 끝내 놓으면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 실망할 때가 많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지방에 있는 환자들이 서울에서 이식수술을 하고 F/U 하는 것에 들어가는 마음고생이나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하루 빨리 충남대병원 이식센터를 최고의 수준에 올려놓고 싶은 게 이 교수의 바람이다.

인터뷰 끝자락에 이 교수는 자신의 취미가 국궁이라고 했다. 국궁 얘기를 하는 내내 이 교수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 정도로 국궁은 이 교수의 삶을 즐겁게 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국궁을 시작한 계기는 사고였다. 몇 년 전 늑골골절로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심각한 상태였다. 지인이 가슴 운동을 위해 국궁을 추천해 줬는데 너무 매력적이라 금새 푹 빠져버렸다"며 "지금도 아내와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웃는다.

이 교수는 국궁이 처음 1~2달은 화살을 쏘지 못하고 자세를 갖추는 연습을 해야 하는 등 어렵지만 계절, 날씨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90세가 넘는 노인들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며 기자에게도 추천했다.

또 성격이 차분해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고 국궁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였다. 현재 이 교수는 국궁 입단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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