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시 등 소아 시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료시기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안과학회는 고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주요 대학병원 9곳을 내원한 어린이 약시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치료시작 시기와 완치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 4세부터 치료를 시작한 군은 완치율이 95%에 달한 반면,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군은 23%만이 완치됐다.

대한안과학회 곽형우 이사장(경희대병원)은 “치료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은 이유는 시력이 만 8~9세 경 거의 완성되기 때문”이라며, “이 전에 약시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력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약시가 진단되면 지체 없이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치료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또 약시 발생과 진단시기가 짧을수록 치료 결과가 좋고 치료기간도 짧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연령에서도 약시 치료가 효과가 있었다는 몇몇 보고가 있으므로 만 8~9세를 넘었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되며 어느 정도 약시 개선이 되는지를 치료를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 어린이 약시의 원인은 부동시(양쪽 눈의 시력이 같지 않은 경우,짝눈) 56%, 사시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경우 부모가 발견하기 쉽지 않다.

반면 사시는 쉽게 알 수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사시 증상이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단,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눈 위치가 완성되지 않아 정상임에도 사시처럼 보일 수 있다.

약시의 치료 원리는 약시가 있으면 약시가 있는 눈을 쓰지 않고 약시가 없는 눈만으로 사물을 보려 한다. 그래서 약시가 있는 눈을 쓰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약시가 없는 눈을 가리는 ‘가림 치료’와 좋은 눈에 조절마비제를 넣거나 안경도수를 조절하여 좋은 눈을 잘 안보이게 하는 ‘처벌치료’가 주로 쓰인다.

대한안과학회 한승한 기획이사는 “특히 가림 치료는 좋은 눈을 일정시간 동안 안대로 가려줌으로써 시력이 나쁜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시력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며 “눈에 자극을 주어 미숙한 시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TV 등을 잘 활용하면 아이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면서 치료 효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평생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소아 눈질환으로 약시와 혼동되는 것이 바로 저시력이다. 저시력이란 여러 가지 원인 질환에 의해 일상적인 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시력의 이상이나 시기능의 문제를 말한다.

이처럼 심각한 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기검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학회측은 강조했다. 대한안과학회 김승현 기획위원은 “일반적으로 시력은 만 3세경부터 잴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안과 검진을 받는다면 약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3~4세에 아이들에게 안과 검진을 받게 하는 것은 평생 시력 장애를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검진을 의무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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