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한 '20년 공든탑'...내과 전문병원으로 '우뚝'


구포성심병원은 1983년 개원한 부산 북구의 대표 중소병원이다. 개원 이래 내과와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 현재 총 8개 진료과목 20명이 넘는 전문의와 26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추고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최춘한 의무원장은 중앙의대 졸업 후 수련을 마치고 곧바로 구포성심병원에 몸담기 시작했다. 부산이 고향이기에 고향 땅과 함께 부비며 지역민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자 보람이기 때문이다.

전문의 20명 이상 내과만 9명 포진
 
구포성심병원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점은 외래 복도에 길게 늘어선 내과 진료실이다. 내과 진료실이 무려 9개에 이르는데 최 원장은 이처럼 내과 진료과가 특화되고 전문화된 점을 병원의 강점이자 자랑으로 꼽는다.
 
또 심장혈관센터, 소화기센터, 관절센터, 종합건강증진센터 및 간, 갑상선, 골다공증, 골절, 관절경, 당뇨, 대장항문, 두통, 류마티스관절염 클리닉 등 30여개 이상의 전문클리닉을 운영해 특정 질환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완벽한 진료를 꾀하고 있다.
 
"구포성심병원은 내과와 정형외과, 외과로 시작한 병원이지만 지역민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가고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다 보니 내과가 특화됐어요. 대개의 중소병원에서 내과를 세분화해서 진료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데 구포성심병원은 내과 각 분야별 전문의들이 포진하고 있다 보니 어떤 질환이든 진료가 가능하죠."
 
특히 2007년 부산 북구 최초로 문을 연 심장혈관센터는 이동원 센터장을 중심으로 일본과의 학술교류 등 꾸준한 노력을 거듭하며, 대학병원 못지않은 높은 진료수준으로 많은 지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접근성과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구포성심병원은 교통의 요지에 있어 환자들의 접근성이 좋고 24시간 전문의들이 대기하고 있어 환자 도착 순간 언제든 곧바로 시술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요즘은 119에서도 가까운 심혈관센터를 잘 파악하고 있어 환자를 빨리 이송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도 거리가 먼 대학병원으로 가려고 많은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혈관질환 예방이 중요 화두 될 것
 
최춘한 의무원장은 순환기내과 전문의로 수련을 받았지만 구포성심병원에서 소화기내과도 함께 보고 있다.
 
노인인구 비중이 많은 부산 북구 지역에서 지역민들을 진료하다 보니 순환기질환이 있는 환자 중 소화기질환을 동반한 환자들도 많았다. 병원 초창기 시절, 환자들을 되돌려 보낼 수도 없고 대충 진료하기도 싫어 소화기내과를 파고들기 시작, 이제는 위·대장 내시경도 직접 하면서 순환기내과와 소화기내과를 함께 보고 있다.
 
"환자 진료하면서 시간 내서 공부하기가 쉽진 않았지만 당연히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지 않으면 도태되니까 꾸준히 노력해야지요."
 
순환기와 소화기를 함께 진료하고 있는 최 원장이 생각하는 앞으로 의료계의 역할은 치료가 아닌 예방이다. 현재 치료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의료계의 화두들은 머지않아 예방 중심으로 축이 바뀔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
 
"순환기내과는 혈관 질환의 예방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고령화, 서구화로 고콜레스테롤, 동맥경화, 심뇌혈관질환으로 이행되는 혈관질환 패턴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질병으로 이환되기 전에 또 고혈압 환자들에게 심뇌혈관 이벤트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처방을 내리고 생활습관을 수정해주는 것이 의사들의 역할이 되겠지요."
 
또 최근 국가건강검진 등으로 위내시경은 보편화된데 비해 대장내시경은 예방 차원에서 받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도 우려했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잖아요. 역시 서구화된 식습관과 관련이 깊은데 40세가 넘으면 한 번씩은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명과 직결된 과가 살아남을 것

 
최 원장이 갖고 있는 의술, 의사의 아이덴티티는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생명 가장 가까이 있는 일이고 사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일부 인기과에만 전문의 지원이 편중되는 상황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일생 의사의 길을 걸으면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있는 진정으로 만족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그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 훌륭한 의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젊은 의사들은 소위 피 만지는 것 싫어하고 위험한 분야도 기피하는데 결국 살아남는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의 의사일겁니다. 성형외과, 피부과도 지금은 인기과지만 포화상태로 가고 있기 때문에 곧 변화가 오겠지요. 의사를 하면서 내 덕분에 저 환자가 살았다. 나 아니면 저 환자 죽었다. 이런 경험은 정말 필요하고 소중합니다. 의사는 이런 경험 하나로 보람을 느끼면서 사는 겁니다."
 
현재 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도 자신이 생각하고 걷고 있는 의사의 모습을 기억하며 전공을 선택하고 열심히 공부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주말마다 전국 도시 탐방하며 재충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최 원장은 검도 공인 3단의 유단자다. 10년 넘게 검도를 했지만 워낙 위험한 운동인 탓에 최근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며 세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한다.
 
검에서 손을 놓으면서 주말마다 아내와 전국 방방곳곳을 다니며 여행을 하는 새로운 즐거움도 맛보고 있다. 지도를 펴고 한 도시, 한 도시 5년 정도 다니다 보니 이제는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최 원장의 여행에는 그 만의 규칙이 있다. 도시에 가면 가장 먼저 박물관에 가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박물관에서 그 도시의 역사와 정취를 한껏 느끼고 소문난 맛집도 가고 명소도 가면서 여행을 즐긴다.
 
스스로 보람있고 즐거운 의사라는 일을 하면서 환자들과 함께하고 주말이면 아내와 여행도 할 수 있는 현재의 삶을 사랑한다는 최 원장. 학교가 아닌 한 병원에서 20년 넘도록 자리를 지키기는 단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 원장의 이런 우직한 열정이 지역의 건강지킴이로 자리매김한 구포성심병원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