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터널 느낌 버리고 환자친화적으로


미래의 MRI는 진단에서 치료까지 담당하며 일상 깊숙히 자리잡을 전망이다.

MRI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방한한 GE헬스케어 글로벌 MR 프리미엄 사업부 자크 쿠만(Jacques Coumans) 총괄 사장(사진)은 "지금까지 MRI는 딱딱하고 폐쇄적인 느낌을 주고 있으며, 기술 개발에 치중해 빠르고 선명한 영상만을 추구했다"며 "앞으로는 의료장비라고 느낄 수 없도록 디자인되고,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생애 전반의 질병을 관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환자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사람에 한층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동안은 터널 속에서 어둡고 답답하고 차가운 느낌을 많이 주었다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터널의 크기도 길고 넓게 디자인하게 된다. 의료장비가 아닌 가구 느낌이 나도록 하고, LED조명으로 편안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MRI는 고정화되어 있다는 틀도 깬다. 움직이는 코일을 개발해 사이즈별로 만들어 검사가 가능하다. 환자가 MRI 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팔, 다리 등 검사부위 크기에 맞게 코일을 부착하면 된다.

기능적으로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다. 검사시간 자체를 단축시킨다면 대기시간을 줄이면서 장비 가동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크고 무거울 필요도 없다. 손목관절만 찍는 MRI는 이미 개발돼 출시(MR430S·사진)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뇌, 신경영상만 찍는 제품과 신경성 퇴행용 제품 등을 개발 중이다. 의자에 앉는 형태의 전립선암 검사제품이나 신생아, 미숙아 전용 MRI 등도 구상 중이다.

무엇보다 전세계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하는 "암"에 대한 진단부터 치료에 뛰어든다. 암세포의 전이나 경직도 측정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쿠만 사장은 "진단 장비로 시작해 이제는 암의 전이단계 구별도 할 수 있으며, 수술없이 자궁근종 치료까지 가능해졌다"며 "유방암, 전립선암, 간암, 뇌종양 등의 외과적인 시술을 대체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단계로 흐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MRI유도하 고집적 초음파 치료기라 일컫는 "MRgFUS"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90개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연세의료원과는 자궁근종, 골 약화증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MRI의 성능에 관여하는 자기력선속밀도 단위 T(Teslor)가 1.5T에서 3.0T까지 출시된 가운데, 연구장비로 시범 도입된 7T 상용화에도 나선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 치매,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FDA 승인도 협의 중에 있다.

쿠만 사장은 "그러나 1T를 늘릴 경우 100만달러가 추가로 소요되며, 길이도 2배 늘어나는 만큼 연구가 아닌 임상 단계 도입은 신중하다"며 "단 2년뒤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임상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병원들은 비용 문제로 고민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장비가 개발된다고 무조건 도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검사 시 주요 이용 부위나 환자들의 대기시간 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쿠만 사장은 "진화되는 제품을 통해 병원들도 검사와 판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며, 부위별 장비는 가격이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GE가 MRI의 최초 상용화를 이루었던 만큼, 다른 경쟁사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올 것"으로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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