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진단시약 사용..."매년 진단시약 재평가 해야"

대한적십자가 불량 진단시약을 사용하고 있어 제대로 검사되지 않은 혈액이 유통됐다.

4일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주승용 의원에 따르면 적십자가 제출한 ‘2011년도 C형간염항체 확인검사시약 평가 보고서’를 보면 LG생명과학 ‘LG HCD Confirm’(엘지 에이치씨디 컨펌) 진단시약이 부적합 판정됐다.

다른 2개 회사의 시약은 C형간염을 100% 잡아냈으나, LG의 진단시약은 95.1%밖에 못 잡아냈다. 즉, C형간염에 걸린 혈액을 정상혈액이라고 잘못 진단하는 비율이 4.9%나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적십자가 2007년부터 2011년 6월까지 5년 동안 다른 회사의 진단시약은 사용하지 않고, LG의 불량 진단시약만을 사용해 1만7002건(유닛)이나 혈액을 검사했다는 점이다.

이 불량 진단시약은 1차 검사를 통해 C형간염에 걸렸다고(양성) 판정된 혈액에 대해 2차 확인검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

그렇다면 1차 검사에서 C형간염 양성으로 판정된 1만7002건의 혈액 중에서 4.9%가 정상 혈액이라고 잘못 진단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833건의 C형간염 의심혈액이 정상 혈액으로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적십자사는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진단시약을 적십자사는 오는 11월30일까지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12월부터 다른 제품 사용)

주승용 의원은 "적십자사의 잘못된 혈액관리로 인해 아무것도 모르고 수혈 등을 통해 C형 간염에 걸린 사람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역학조사를 실시해 해당 혈액을 수혈 받은 사람들이 정말로 C형간염에 걸렸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이라도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며,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C형간염 외에도 어떤 질병을 막론하고, 진단시약의 효과에 대해 매년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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