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순위 분석 1.1% 감소. 다국적 제약사들은 8.6% 증가

리베이트 등 공정경쟁규약 강화와 약가인하 파고에 국내사들만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올 상반기(1월~6월)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상위 300여 품목을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로 나눠 분석해 본 결과 국내 제약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한 반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조사한 300 품목에는 최초 38억원이 청구된 한국얀센 파리에트 10mg부터(300위) 515억원이 청구된 바라크루드(1위)가 포함돼 있다. 참고로 거의 대부분 오리지널이며 제네릭 비중은 10% 미만이다.

올 상반기 300여 품목의 총 청구량은 약 2조68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2010년 상반기 청구량 약 2조6004억원). 전체적으로 보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소폭 성장을 한 셈이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300품목 중 국내 제약사들의 품목만 골라(166품목) 합해본 결과 총 청구량은 약 1조41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2010년 상반기 청구량 약 1조4266억원).

반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1조2752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8.6%가 증가한 수치다((2010년 상반기 청구량 약 1조1737억원). 어려운 여건의 연속임을 감안할때 고성장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처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제약사들의 제품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같은 환경에서도 성장률이 차이를 보인 것은 일단 마케팅 영업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제약사들은 청구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일단 지난해부터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케팅과 영업이 위축되면서 처방이 떨어졌다는 말은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접대성 영업방식을 해왔다는 의미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큰 변화가 없었다. 학술적 영업기반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한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접대성 영업을 안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수치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했다는 점에서 영업위축에 따른 의사들의 처방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약이 제네릭만 있다면 오리지널 약을 선호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이번 순위에는 국내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오리지널도 대거 포함돼 있었고 또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영업방식 변화에 따른 피해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들이 보유한 오리지널 품목이 줄줄이 특허가 끝나면서 약가인하가 작용한 것도 주요한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가스모틴, 메로펜, 자니딥, 가나톤 등 초대형 품목들이 특허가 끝나면서 제네릭 공세에 따른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사들은 나머지 하반기 청구량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내년부터 시행될 오리지널-제네릭 일관인하에 따른 매출변화도 주목하고 있다.

한 국내 제약사 마케팅 임원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박리다매로 인하된 만큼 더 많이 판다는 전략을 갖고 있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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