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주는 진료실에서도 계속되죠"



"일 년 중 가장 벚꽃이 아름다운 날. 이 날이 토요일과 딱 맞춰지는 날이, 그리고 그 날 내가 달릴 수 있는 날이 나의 달리기 인생 중 몇 번이나 될까요. 아름다운 벚꽃 길이 10킬로미터 이상 쭉 이어지고 마치 벚꽃 터널처럼 어우러져 있어 내내 꿈길을 달리는 것 같은 환상적인 날이었어요. 아주 행복한 달리기였답니다."
 
박상희 원장(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박상희내과의원)은 달리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마라톤 풀코스는 물론 100킬로미터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여러 번 도전해 대회 1~2위를 마크한 바 있는 이른바 울트라마라토너 박상희 원장.
 
마라톤뿐만 아니라 승마·스킨스쿠버·스키 등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한 번 시작한 것은 확실하게 익히는 끈기와 열정의 소유자이다.
 
진료실에서는 의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환자들과 소통하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환자들에게 나눠주는 '명랑 의사선생님'이다.

나는야 울트라마라토너
 
박 원장이 마라톤의 매력에 빠진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3월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0킬로미터 완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하프 42회, 풀 33회, 100키로 울트라 8회에다 12시간주(울트라마라톤대회의 한 종류. 12시간 안에 제한 거리를 통과한 사람에게 완주증 발급) 1회 완주 등 참 많은 대회에 참가했다. 매 월이 아닌 매 주 연속 대회에 나가 뛰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 한 번 올인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집중하는 성향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2003년 '호미곶월광소나타100'에서는 12시간 53분 15초의 기록으로 대회 2위를 했으며 서울울트라대회에서는 11시간 5분 57초의 기록으로 여자장년부(45세 이상) 1위를 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 57분 21초이다. 그리고 2005년 4시간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야 참가할 수 있는 보스톤대회까지 도전, 보스톤 기록 보유자가 됐다.
 
더욱이 여러 대회 기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풀코스에서는 매 시간 주행속도 차가 30초를 넘지 않은 등속 주행력을 과시했고, 울트라에서도 매 구간별 64분 주행 페이스를 유지해 많은 러너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말 그대로 탁월함을 인정받은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된 것이다. 어찌 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궁금증에 대해서는 즐기는 마음뿐이라고 답한다. 달리면서도 소풍가듯 옆 사람과 웃기도 하고 얘기도 하니 말이다.
 
사하구의사회 최초 여성 회장
 
박 원장은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1분 1초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노력하는 등 자리관리에 철저하다. 나태해지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나태한 의사가 환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것이며 본인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서 운동해라, 술 마시지 마라, 담배 끊어라, 식단을 조절해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기 위해 살뜰히 계획을 세우고 스케줄을 정리한다.
 
운동할 시간을 만들고 공부할 시간을 내고 의사회 활동을 할 여건을 만든다.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일을 하는 동안에는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환자에 집중한다.
 
그리고 진료가 끝난 후에는 의사회 활동을 통해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 스터디 모임에서 열심히 공부해 조금이라도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하구내과의사회 스터디 모임은 공부 열심히 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까지 사하구의사회 회장으로서 활동했고 현재는 부산시의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중책을 맡으면서 사하구의사회의 빛나는 전통과 명예에 누를 끼치진 않을지 걱정부터 앞섰어요. 더욱이 사하구에서는 처음으로 추대된 여성회장이었으니 그 부담은 더욱 컸지요. 하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회원들의 협력 아래 임기를 잘 마쳤고 지속적으로 의사회 일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대동에서 18년…지역민 주치의
 
박 원장이 사하구 다대동에서 개원한 것도 어느 덧 18년 세월이 흘렀다. 한 자리에서 18년을 진료했으니 다대동 주민들은 박 원장을 주치의이자 건강지킴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환자들과의 관계도 가족이자 이웃이다. 그래서 박 원장은 진료를 쉬지 않는다. 마라톤에 심취해 무리가 와서 망막박리로 응급수술을 했을 때도 진료실을 지켰다. 의사회 일로, 좋아하는 운동으로 늘 바쁘지만 가족에게도 소홀하지 않는다. 박 원장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남편(임병용 부산대학교 의무부총장)과 올 1월 해병대에서의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한 늠름한 아들을 위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도 어느 것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스스로 세뇌하며 늘 청춘의 열정으로 살고자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여유로움과 푸근함으로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의 남은 3분의 1,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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