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 건강검진 경쟁력 갖춰야"


환자들 니즈 파악, 직원의 친절함

의원 차별화 전략 등 3박자 갖췄다면

대형병원과 경쟁서도 밀리지 않아

"국가 건강검진사업으로 대표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수검률이 약 50%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검진에 대한 인식이 국민들에게 확산되고 있으며 의료 기관들의 참여도 나날이 늘고 있지요. 앞으로도 검진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많은 만큼 효율적이면서 질 높은 검진과 진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남양주 삼성성인내과 박창영 원장은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국가건강검진사업으로 확산되면서 무분별한 검진이 아닌, 제대로 된 검진에 대한 지침을 바르게 잡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Q: 1차 의료 기관에서는 어떻게 검진을 하는 것이 좋은가.
 
A: "공단 검진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일반건강검진·암 검진·생애전환기건강검진·영유아건강검진 등이 있다.
공단 검진 외에 일반 병원의 종합검진이 있다. 종합검진도 상당히 고가로 일부 VIP나 VVIP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종합검진이 일부 대형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의료기관인 1차 의료 기관에서는 어떻게 어떤 검진을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1차 의료기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수진자들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검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1차 의료기관은 그야말로 환자 또는 건강검진 수진자와 직접, 그리고 매일 만나고 있는 접점이다.
따라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검진을 가장 잘 실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몇 년간의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감히 제언을 하자면, 첫째, 환자수가 일일 50명 이상만 된다면 특히 내과 계열일 경우 현재의 공단 검진을 병원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아마도 현재 공단 검진을 하고 있지 않은 많은 병원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시피 검사가 상당히 줄어든다.
특히 내시경이 그렇다. 따라서 병원의 수익 면에서, 진료의 질 측면에서도 낮아지고 있을 것이다. 내시경을 해야 하는 환자들도 주위의 공단 검진을 하는 곳에서 검사를 받고 그 정보를 가지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상당히 자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공단 검진을 신청해서 될 일은 또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검진을 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면에서 필요한 장비와 인력들이 있다.
최소 일일 내원 환자 최소 50명 이상의 환자만이라도 그 병원에서 공단 검진을 받는다면 현재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얼마나 특별한 검진을 하는가에 따라서 수익과 진료의 질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그렇다면 어떻게 특별한 검진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여러 훌륭한 원장님들이 현재까지 최선을 다하여 진료와 검진을 해왔을텐데 더 이상 특별한 방법이 과연 있을까. 감히 나의 경우를 조금 말씀 드리자면 의사가 못하는 것을 직원들이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직원들이 친절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환자·수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VIP로 대한다면 동네병원의 특성상 입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어나면서 검진 수진자들이 파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형병원과의 차별화이다. 규모나 검진 종목 등 상대하기 버거운 생각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1차 의료기관만의 장점을 충분히 이용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면을 부각시키면서 나름의 최고의 대접을 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특별한 부분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부분을 최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소화기 내과인 경우 대장 내시경을 실시하고 당일 용종절제술 등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순환기내과인 경우 심장 초음파 등과 홀터 모니터링 등의 비급여 검진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무분별한 검진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A: "앞으로 검진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란 쉬운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미래에 어떤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향후 몇 년 또는 십여 년 이상은 검진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추세에 그저 따라가기 보다는 앞서나가며 보다 효율적이고 질 높은 검진 및 진료를 해야 한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네에 들어오는 체인 수퍼마켓(SSM)처럼 1차 의료 기관을 위협하는 종합병원의 검진센터, 약간 정도를 벗어났다고 생각되는 각종 협회들의 무분별한 검진, 그리고 아직 공단검진표나 안내장이 각 가정이나 직장에 전달되기 전인 매년 1월에 집중적으로 동네에 아파트나 체육관, 관공서 등을 돌면서 실시하는 이동검진 등이 걱정이다. 질 관리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Q: 검진의사회의 역할은.

 
A: "이러한 걱정거리들은 개개의 1차 의료기관에서 감당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므로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대한검진의사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검진의사회는 대부분 현재 검진을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1차 의료기관의 원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회장 이하 여러 임원들이 헌신적으로 활동하면서 벌써 4회째 춘·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건강보험공단과의 긴밀한 협조와 많은 의견교환을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매진하고 있는 단체이며 향후 검진에 필요한 훌륭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통해 진료와 검진 그리고 청구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현재 약 300여 정회원이 가입해 활동 중이며 향후 폭발적으로 회원수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든든한 여러 의사 단체가 자꾸 생겨야 의견을 대변한다던지 또는 압력을 행사하는 등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각각의 1차 의료 기관들이 질적 양적인 면에서 통합하던지 전략적 제휴를 하는 등 현행 의료법의 테두리 안에서 계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늘 깨어 있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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