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매일 하나씩 블로그 포스팅을 합니다. 하루에 500~600명이 꼭 방문해요. 조만간 1000명이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만 70세가 된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은 소화기 분야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서울아산병원 내과과장, 초대 검진센터장에 모든 소화기 관련학회 임원을 역임하며 소화기내과의 한 획을 그은 그는 아직도 매일 환자를 만난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여느 젊은 의사와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트위터에 이어 블로그 운영
 

트위터가 유행할 무렵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등장해 후배의사들로부터 놀라움을 사더니, 요즘에는 블로그 "노의(老醫) 민영일, 세월을 거스르며(http://blog.naver.com/yimin3181)" 활동에 푹 빠져있다. 민 원장은 "블로그에는 의학적인 내용이나 개인적인 일화 등을 열심히 담고 있다"며 "매일 30분 이상씩 투자한다"고 밝혔다.

최근에 쓴 포스트는 "어떤 종류의 약들은 몸을 붓게 한다", "속이 검어지는 병도 있다", "결혼을 3개월 앞둔 젊은 사람에서 갑자기 찾아온 위암, 어찌하오리까?" 등 소화기 질환과 관련된 상식 또는 진료현장에서 느낀 실제사례다. 상세하면서도 유익하고 직접 쓴 신뢰할만한 정보에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인간적인 면모도 여실히 보여준다. 그가 정년 이후 처음 나비넥타이를 매기 시작한 때, 즐거웠던 고교시절의 추억 등 의사로서가 아닌 그의 삶 한 단면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검진센터를 처음 만들던 시절과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일화 소개를 통해 쉽게 접하기 힘든 서울아산병원의 생생한 역사도 담고 있다.
 
민 원장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년전 비에비스나무병원에서 새로운 진료를 시작하면서부터다.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전 인터넷 병원정보를 많이 참조하는 것을 토대로 블로그를 활용하게 됐다. 민 원장은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적은 내과이기 때문에, 또 활동여건이 주어져서 정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진료에 임하게 됐다"며 "환자와 만나는 걸 즐기다 보니 진료도, 블로그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스마트폰 이용해 어학공부·정보 검색
 
이밖에 민 원장은 틈틈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활용해 어학공부를 한다. 영어, 일어, 중국어에 능통하지만 공부엔 끝이 없다는 생각이다.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유투브 등의 자료를 찾으며 공부한다. 덕분에 외국어나 의학과 관련한 정보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민 원장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웬만한 공부는 책을 펼쳐놓고 하지 않아도 된다"며 "시간이 없어서나 환경이 따라주지 않아서 공부를 못한다는 건 핑계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래, 또는 시니어급 교수 중 일부는 아직도 전자차트에 익숙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 원장은 "아직도 큰 병원에서 차트를 종이로도 쓰고 있지만, 이젠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소화기 전문병원 만들기 꿈
 

사실, 다른 의사들은 지금쯤 진료를 쉬고 있는 시점이다. 아직 환자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민 원장에게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더 있다. 바로 "최고의 소화기전문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비에비스나무병원이 조만간 규모를 키워 이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 병원에서 한단계 꿈을 더 키워볼 생각이다.

얼마전에는 서울아산병원 출신 스탭들을 대거 영입해 전문성을 높였다. 그는 "소화기전문병원은 간, 담, 췌장 등 모든 소화기질환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어야 한다"며 "스탭들이 전문성을 갖고 진단할 수 있으며, 큰 수술은 3차병원에 연계하더라도 진단에서 만큼은 최고의 병원이 되고 싶다"고 피력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있을 때는 각자의 분야만 하면 됐다. 그러나 전문병원을 믿고 찾아온 환자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질환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그는 "개인병원 의사들이 정말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았다"며 "다만, 일하는 시간에 남들에 뒤지지 않는 시간을 보내면 그것이 곧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고 확신했다. 그만큼 개원, 특히 정년 이후 개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땅덩어리가 좁은 만큼 멀리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 병원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결국 특수한 한 분야를 가지되, 혼자해서는 어렵다. 예전처럼 동네의원 하나로는 더이상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건강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아무리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닿아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민 원장은 매일 아침 4시 50분에 일어나 30층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을 한다.

중국 시장 개척 또다른 목표
 
요즘은 중국어 환자 진료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의료수준이 뒤처져 있으면서 인구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그의 또다른 목표이다.

민 원장은 "스스로가 준비를 하고 있어야 기회가 나를 찾아온다"며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최고의 소화기전문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70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민 원장, 그리고 이제부터 또 다른 시작이라는 그의 꿈이 많은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고 본보기가 되고 귀감이 될 듯하다. 그의 건강한 삶과 끊임없는 도전을 응원한다.

사진·고민수 기자 msko@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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