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자발적 참여 격려 해주자
불편 감수한 공동체 배려 표현…'건강 한국' 만드는 길


감염병은 인류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해치는 대표적 불확실 요인이다.
 
'불확실성'은 인간의 심리와 활동을 위축시켜 의사결정을 가로막고 불안한 마음에 빠져들게 한다. 질병 발생의 원인을 몰랐던 시절 감염병은 인류의 재앙이었고,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미신적인 방법에 의존해야 했다.
 
다행히 인류는 감염병의 기전을 밝혀냈고 면역의 원리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된 백신과 이로 인한 감염병 퇴치는 현대의학이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정기접종 시행 감염병 발생률 감소
 
이제 인류에게 감염병 발생이라는 불확실성은 제거된 셈이다. 과거 인류의 평균수명을 낮추었던 두창(천연두)은 1980년 전세계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폴리오(소아마비)가 서태평양 지역에서 퇴치 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우리나라도 70~80년대부터 정기예방접종을 널리 시행한 결과 감염병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2군감염병 대부분은 95%이상의 예방접종률만 유지하면 완전히 퇴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질병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음에도 왜 아직까지 감염병이 근절되지 않는 걸까? 백신은 질병의 발병 이전 예방적인 조치로 실행됨에 따라 접종 대상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초예방접종률은 90%이상으로 높았지만 추가접종을 포함한 완전 예방접종률은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느슨해 진 것도 원인이겠지만, 많은 보호자들은 비용 부담과 시간적 제약이 자녀 예방접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라 꼽고 있다.
 
필수접종만 스무 번이 넘는데 일반 병의원에서 받게 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보건소는 무료 접종을 받을 수는 있지만 찾아가기에 멀고 불편하다는 것이다.
 
접종 번거롭고 경제적 부담 '발목'
 
실제로 국가가 권장하는 필수접종에 드는 비용이 한 아이에 50만원 수준이고, 뇌수막염, A형간염 등 기타접종까지 모두 포함하면 150만원을 훌쩍 넘어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육아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2009년부터 민간병의원 접종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보건사업을 시행 중이다. 전체 예방접종 비용 중 백신비 수준을 지원하고 있는데 전국 6300여 협력의료기관이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몇몇 자치단체는 중앙정부 지원금에 보태어 나머지 비용까지 모두 주민복지 차원에서 지원하는 곳도 있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 이슈는 국가차원의 보건관리 과제로 효과적인 질병통제를 위해 계층별, 지역별 차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수예방접종 보장범위를 확대해 간다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국가 필수예접 보장범위 확대 움직임
 
이는 예방접종비용 지원이 저출산 시대 육아부담을 낮추는 복지향상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예방접종을 통한 감염병 통제는 국가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사회 전체의 안녕을 도모하는 공공보건의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르면 내년부터 필수예방접종에 드는 비용 부담과 방문의 불편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접종 환경의 개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신뢰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자발적 참여자의 증가다. 예방접종은 본인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자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의 표현이다. 이제부터 예방접종 받기위해 의료기관을 찾은 아동과 보호자를 격려해 주자.
 

번거로움을 감수한 이들의 지혜로운 선택을 지지하고 불편함은 없는지, 궁금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자. 바로 이 한 명 한 명의 작은 선택이 모였기에 감염병 퇴치가 가능했고, 공동체의 의료비용이 절감됐으며, 국가전체의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한국의 기틀을 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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