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업체는 사회 환원이 종착역"

지난해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이승호군이 동생의 제대혈로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에 성공하면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제대혈보관사업은 최근 일부 유명 연예인들의 제대혈보관 참여로 이어져 소위 잘나가는 생명공학사업으로 주가를 한껏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 제대혈이식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부터지만 사업으로 본격화 된 것은 지난 1~2년에 불과하다.

현재 신생아를 출산하는 산모의 10% 이상이 제대혈보관을 신청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수익만을 좇는 제대혈보관 사업의 현재를 뛰어 넘어 제대혈보관 관련 가이드라인과 법규 마련, 공익적 기능을 살린 공여제대혈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대혈 보관사업이 돈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질병 치료에 관련된 생명공학업체라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공적인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혈보관 사업의 핵심이 공여은행 활성화라는 사실도 중요하죠" 최근 호황을 맞고 있는 제대혈보관 사업 의 선두권을 자부하는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공동대표 진창현)의 말이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출신의 전현직 의사들이 제대혈 연구를 통해 난치병 치료에 기여해보자는 뜻으로 의기투합해 지난 2000년 자본금 13억5천만원으로 출발한 메디포스트는 이러한 제대혈보관 사업의 공적 기능을 살리기 위해 창업 후 제대혈 연구소와 제대혈 공여은행을 최우선으로 설립했다.
이후 셀트리 가족제대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업을 확장, 지난 2001년 6월에는 한국골수은행협회 내에 중앙제대혈데이터센터를 개설했으며, 국내에서 제대혈 이식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3,600여개의 공여제대혈을 보관중에 있다.

이와 관련 메디포스트는 2001년 3월 부산 동아대병원을 시작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36건의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위한 제대혈 공급을 셀트리 공여은행을 통해 실시했다.
"제대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오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이 100% 완치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과 공여은행보다 가족제대혈 은행이 우선이라는 것 등 정작 중요한 제대혈연구와 공여은행 활성화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관련 양윤선 대표는 메디포스트를 비롯 제대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업계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지금이라도 업체들이 관련 학회 등 전문가 집단과 이에 대한 활성화 방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제대혈 공여은행 활성화에 대한 투자로 창업 후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한 메디포스트는 공여은행과 가족은행 모두를 안고가는 전략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창출로 지난해 10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해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나 좌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다 보니 실패한 것을 빨리 잊곤 합니다. 물론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을 경영현장에 반영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죠." 스스로에 대해 실패에 미련을 두지 않는 의사결정이 빠른 CEO라고 평한 양윤선 대표는 경영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돈은 건강과 유사하다"라는 답을 했다.
"생명의 기본이 건강이듯 기업체 생명의 기본은 돈입니다. 물론 차이가 있다면 기업체에게 돈이 필수적인 요소는 될 수 있지만 최종적인 추구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생명공학업체의 최종 목표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공적인 영역에 있으며, 이를 위해 제대혈사업 활성화와 세포치료제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경영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생명공학벤처 CEO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는 양윤선 대표. 지난 1989년 서울의대를 수석 졸업하고 94년 임상병리과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도 수석을 차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노력해 온 양대표는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인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조교수직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든 도전해보고자 한 모험심과 이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메디포스트를 만들기 위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할 계획이라는 양대표는 경제적으로도 성공하고 사회로부터 칭찬도 받는 첨단 생명공학회사가 메디포스트의 미래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메디포스트는?

제혈 보관 붐 일으킨 원천


2000년 6월 설립된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분리된 조혈모세포와 간엽줄기세포 연구를 기반으로 한 조직공학사업과 공여제대혈, 가족제대혈 등 제대혈 보관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설립 초기부터 제대혈 보관사업의 공익 실현을 위해 제대혈 공여은행을 운영중에 있는 생명공학 벤처이다.
메디포스트의 제대혈보관사업은 산모에게서 기증받은 제대혈을 보관,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공급해주는 셀트리 공여은행과 새로 태어날 아기의 제대혈을 추출, 15년간 보관해주는 일반인 대상의 셀트리 가족제대혈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공여은행의 경우 삼성의료원 제대혈은행, 부산ㆍ경남지역 제대혈은행과 공동으로 KCBBN(Korea Cord Blood Bank Network)을 결성 한국골수은행협회(회장 김상인)내에 중앙제대혈 데이터센터를 설립 현재 공여제대혈 3,6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가족대혈의 경우, 현재 2만여개의 제대혈을 보관중에 있으며, 지난 해 8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확인된 이승호군이 메디포스트에 보관된 동생의 제대혈을 통해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 국내 최초로 가족은행 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용 제대혈 보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첨단 생명공학업체로의 성장을 목표로 세포치료제 개발도 수행하는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분리된 간엽줄기세포와 여기서 분화ㆍ배양된 연골세포, 반고형 폴리머를 합해 인체조직 재생용 세포-폴리머 복합 생체재료를 개발중이다.
이와 관련 연골재생 세포치료제(Cartistem)와 골재생치료제(BoneStem)에 대한 상표 등록을 완료, 현재 해당 제품에 대한 유효성·안전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메디포스트는 세포치료제 개발과 관련 삼성서울병원 조직공학센터 골관절연구실과 공동으로 산업자원부 지원의 "탯줄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용 신소재 개발" 과제와 과학기술부 지원 "중간엽줄기세포와 골격근 근육모세포의 심근세포로의 분화기술 및 이를 응용한 치료기술의 개발(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공동)", 보건복지부 지원 "골수줄기세포와 조직공학을 이용한 심혈관계 조직재생술 개발(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혈관센터 공동)" 등의 국책 기술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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