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개입 시 효과커져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는 치료전략의 효율화를 위한 키워드로 생활습관 개선과 조기개입을 꼽았다. 특히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비중 이동은 전반적인 치료의 알고리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조기에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할 경우 치료전략 구성에 상관없이 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의 메트포르민 치료보다 환자의 예후가 더 좋다는 결과를 보여 조기개입을 위한 진단, 약물을 통한 조기개입에도 많은 관심이 몰렸다.

▲식습관 관리, 생활습관 개선의 첨병으로 나서다
- Early ACTID 연구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에서 가장 먼저 꼽히는 사항은 식습관 개선이다. 하지만 ADA에서 발표된 Early Activity in Diabetes(ACTID) 연구에서는 적극적인 식습관을 초기 당뇨병부터 시작할 경우 혈당 관리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운동처방을 추가했을 때도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은 식습관 개선의 효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Rob Andrews 교수는 30~80세 사이에 5~8개월 안에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593명을 생활습관 개선전략별로 세 개의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해 효과를 비교했다.

대상군들은 일반적인 식사에 운동처방을 더해 6개월 마다 평가를 일반치료군과 영양사와의 상담시간을 늘려 3개월마다 30분간의 상담, 6주마다 간호사와 30분간 강화세션 등을 더해 총 6시간 30분의 추가 상담시간 부여한 강화 식습관 개선군, 강화 식습관 개선에 1주 5일 이상 30분 이상 격렬한 걷기를 시행한 운동처방 병용군이었다. 참가자들은 매일 운동량을 측정했고, 반은 식습관 상담, 반은 운동 상담을 시행했다.

1차 종료졈은 6개월 째 당화혈색소(A1C)와 혈압의 향상, 2차 종료점은 인슐린 저항성과 분비, 지질 수치, 허리 및 둔부 둘레, 6개월, 1년째 약물 사용이었다.

6개월 째 평가에서 일반치료군의 A1C는 6.72%로, 강화 식습관 개선군은 이보다 0.28%, 운동처방 병용군은 0.33%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차이는 12개월까지 지속됐고, 당뇨병 약물 사용 비율도 낮았다. 체중, 인슐린 저항성도 약간이지만 강화 식습관 개선군, 병용군에서 향상을 보였고, 혈압은 3그룹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남성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Andrews 교수는 "식습관 개선에 운동처방을 병용한 군의 경우 6개월 째 평가에서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향상이 보였지만, 1년째에 효과는 사라졌고 A1C 수치, 체질량지수,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추가적인 혜택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여 식습관 개선의 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Andrews 교수는 이번 연구가 당뇨병 초기단계부터 개입을 시작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이에 "당뇨병 치료 알고리듬에서 식습관 개선을 1차 치료로, 운동처방 병용군을 2차, 운동전략과 함께 메트포르민을 투여하는 것을 3차 치료로 설정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보건대학 Frank Hu 교수도 평론에서 "식습관의 조기개입은 제2형 당뇨병 중간부터의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 치료와 비슷한 정도의 A1C 감소를 보여줬다"며 효과에 동의하는 한편, 장기간 비용효과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ndrews 교수는 이와 관련해 "현재 식습관, 운동처방에 대한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 양성에 대한 비용은 배제했다"고 부연했다.

▲당뇨병 전기환자 검진, A1C-공복혈당 검사 함께 진행해야
- TOPICS 3 연구

생활습관 개선의 조기개입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의 환자군 선별이 필수적이다. Early ACTID 연구에서는 식습관 개선을 당뇨병으로 진단된 직후부터 실시했다. 하지만 혈당 관리의 예후는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뇨병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인 당뇨병 전기(prediabete)부터 예방 관리 역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당뇨병 진단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는 A1C 기준이 5.7~6,4%일 때를 당뇨병 전기 환자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공복혈당 5.6~6.9 mmol/L 기준에 대입한 결과 다수의 당뇨병 전기 환자들이 누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토라노몬병원 Hirohito Sone 박사는 A1C 검사와 공복혈당 검사를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one 박사팀은 24~82세의 당뇨병이 없는 남성 4670명, 여성 1571명을 대상으로 종단 연구를 진행, 평균 4.7년 간 추적했다. 이 기간 동안 412명이 A1C 기준에 의해 당뇨병 전기로 검진됐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 모두에서 검진된 당뇨병 전기 환자수는 2092명으로, A1C 검진만으로는 61%의 환자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A1C 검진군의 당뇨병 전기 환자들은 절반 이상이 공복혈당에 이상을 보였고, 공복혈당 검진군의 환자들은 24%가 A1C 이상을 보였다.
A1C 검진군과 공복혈당 검진군 간 당뇨병으로의 발생율은 각각 7%, 9%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 유병 위험도 역시 6배, 6.16배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로 검진했을 때 정상혈당군과의 당뇨병 유병 위험은 31.9배까지 높아졌다.

▲공격적 치료전략, 추가적인 효과 발견 못해
- ADDITION-Europe

이번 ADA 학술대회에서도 공격적인 치료전략은 큰 효과는 보이지 못했다.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에서 등록된 40~69세의 제2형 당뇨병환자 3055명을 대상으로 5.3년 간 추적한 ADDITION-Europe 연구에서는 공격적인 치료타깃 설정에도 심혈관 사건에 대한 혜택은 크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캠브리지대학 아덴브루크병원 Simon J, Griffin 박사는 "공격적 치료군과 일반 치료군의 비교에서 심혈관 사건은 12% 감소했고 전반적인 생존율은 9% 높아졌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격적 치료군은 혈압 120/80 mmHg 이상부터 ACE 억제제로 항고혈압치료를 시작했다. 혈압이 135/85 mmHg 이상일 때는 강도를 높였다. LDL 콜레스테롤 치료는 3.5 mmol/L(135 mg/dL) 이상일때부터 시작했고 4.5 mmol/L(174 mg/dL) 이상일 때는 강도를 높였다. A1C 타깃은 6.5% 이하였다. 일반 치료군은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했다.

연구에서 최초 심혈관사건 발생율은 공격적 치료군 7.2%, 일반 관리군 8.5%였고, 전체 사망률도 각각 6.2%, 6.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수축기 혈압과 LDL 콜레스테롤 감소율 역시 공격적 치료군에서 각각 13.7 mmHg, 1.3 mol/L, 일반 치료군에서 11.7 mmHg, 1.2 mmol/L 감소해 공격적 치료군이 근소하게 효과가 있었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다.

ADA 학술-의학사무국 국장인 David Kendall 박사는 "ADDITION-Europe 연구는 ACCORD, ADVANCE, VA Diabetes 연구에 이어 공격적인 치료전략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고, 한편으로는 조기개입의 역할과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공격적인 치료군의 장기적인 효과를 평가하기에 5년은 짧을 수 있다"고 덧붙여 공격적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다.

한편 연구팀은 "연구가 진행된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은 유럽 전체의 가이드라인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만큼 연구에서 제시된 '일반적인 치료'가 실제보다 더 높은 수준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1차 의료에서의 당뇨병 관리의 질을 높이는데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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