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는 안전성 필립스는 삼성병원 내세워 마케팅

초음파를 이용한 자궁근종 치료 시장을 놓고 GE헬스케어와 필립스 간의 경쟁이 뜨겁다.


GE헬스케어의 "엑사블레이트 2000"과 필립스의 "MR-HIFU"가 그것. 둘다 초음파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이용해 근종을 없애는 기기로, 자궁에 칼을 대지 않아 통증과 후유증을 크게 감소시킴은 물론, 당일 시술, 퇴원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자에게 선택권을 하나 더 주는 셈이다.

차병원을 통해 국내에 먼저 들여온 제품은 "엑사블레이트 2000"이다. 초음파 열에너지를 이용해 근종을 54도 이상의 온도로 태우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그동안의 시술경험을 토대로 한 안전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미국 FDA로부터 "임신을 고려하는 근종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치료법"으로도 공식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차병원 윤상욱 교수가 세계 최초로 500여 차례 시술을 기록하면서 일반 여성환자들은 물론, 임신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로부터도 그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 받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윤상욱 교수팀이 1년여 기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 시술로 치료받은 환자 중 95% 이상이 호전됐으며, 18명이 임신이나 출산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교수는 "엑사블레이트 시술은 초음파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안전하며 반복 시술도 가능하다"며, "자궁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향후 임신 계획이 있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사인 인사이텍 관계자는 "엑사블레이트는 유일하게 FDA승인을 받은 제품이며, 3D형태의 판독을 통해 정교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며 "5년이 넘은 경험을 통해 전세계 5000여명의 시술 환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안전성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더욱이 1000명 이상의 케이스 리포트, 50건 이상의 저널 리뷰도 나와 있으며, 부작용은 0.5%미만으로 보고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엑사블레이트는 그동안의 치료경험을 놓고도 차병원 외에 다른 병원으로 확대되지 못해왔다. 최근 필립스 경쟁제품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하기 위해 윤상욱 교수를 초청한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또한 향후 엑사블레이트는 자궁선근증 치료와 골전이암에도 시술이 가능하며 유방암, 전립선암, 간암, 뇌 기능증 등에도 임상시험을 진행해 점차 시술적용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이른바 "Big5"급 병원에 기기를 도입하게 되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의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필립스의 "MR-HIFU"는 진단영상기술인 MRI(자기공명영상)로 종양의 정확한 해부학적 정보를 파악한 뒤 고강도집속초음파(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의 에너지로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시스템이다. GE제품과 다소 원리는 다르지만 유사한 개념의 제품이라 볼 수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필립스는 2007년부터 삼성서울병원과 손을 잡았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필립스는 삼성서울병원 측에 장비와 전문인력을 제공하고 삼성서울병원은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형태로 공동연구를 진행해 개발에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것.

이어 지난해 필립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구협력 파트너로 삼성서울병원을 선정해 여기서의 연구를 곧 아태지역,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로 만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연구 및 임상 훈련용으로 1대, 일반 환자 진료용으로 1대 등 총 2대의 MR-HIFU 자궁근종 치료 시스템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소날리브MR-HIFU" 출시했다. 세포를 하나 하나 괴사시켰던 기존 HIFU 또는 MR-HIFU와 달리, 일정량의 근종에 대해 전체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볼류메트릭 어블레이션 방식을 사용해 시술 소요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환자 신체에 가해지는 초음파 에너지 정보에 대해 정밀한 MRI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해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김태영 필립스 대표는 "특히 고자장 MRI와 초음파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면서 양 분야를 융합시킨 MR-HIFU에 대해 반응이 좋다"면서 "특히 필립스 본사 차원에서 한국 의료진의 역량이 매우 우수해 첨단 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열학을 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삼성서울병원과 연구협력관계를 맺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김영선 교수는 "자궁근종을 절제나 마취 없이 치료하고 당일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특히 치료속도가 괄목할 만큼 빨라져서 10cm이상의 거대 자궁근종도 효과적으로 치료 가능하면서 앞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GE제품에 비해 시작단계이다. 2009년 12월 임상활용을 위한 CE마크를 획득한 데 불과하며, 지난해 8월 식약청의 승인을 획득했다. 시술건수도 지난해말 정식 운영 이후 아직 50건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술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연구성과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결국 GE는 "안전성", 필립스는 "삼성병원"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양측이 얼마나 다른 병원으로 제품을 확대시켜 나갈지가 관건이다. 양측에 따르면 기기에 대한 관심은 물론, 도입 병원의 환자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실제로 환자들이 초음파를 이용한 자궁근종을 치료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으며, 우리 병원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생각보다 적응증이 제한적이고 아직 연구단계이기 때문에 신중할 것"으로 부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