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골절 전 적극적 약물치료 중요


"예전에는 척추 골절이 심각하게 진행돼 허리가 반쯤 굽은 할머니들을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최근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직접적인 통계는 없지만 골다공증 환자에 대한 홍보와 의사들의 많은 관심이 다발성 척추 골절률 감소로 이어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지난 25년 간 국내 골다공증 치료 분야를 리드해 온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골다공증 치료의 발전상을 이같이 대변했다. 골다공증 질환에 대해 의사는 물론 국민들도 잘 몰랐던 25년 전과 비교하며 소회에 젖은 그.

질환에 대한 홍보와 의사들의 적극적인 치료로 골다공증 치료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온 역사 가운데 임 교수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다.

그는 신약개발과 관련, 모 제약회사와 협력해 Bisphosphonate와 활성형 vitamin D 복합제 개발 관련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주사제가 아닌 비강을 통한 부갑상선 호르몬의 투여법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Sclerostin inhibitor 개발 관련 일부 중요 단서들도 얻어가고 있다. 임상연구로는 일찍부터 vitamin D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 세계적으로 vitamin D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일부 환자들이 vitamin D를 남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혈중 25(OH)D 농도가 20~30ng/ml 정도만 유지해도 뼈 및 뼈 이외 기관들의 건강 유지에 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대한내분비학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또한 노화와 골다공증, 골밀도 이외에도 뼈의 geometry가 골절에 미치는 영향 및 골절 관련 역학연구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예정이다.

치료 트랜드 약물 발전과 함께 변화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 전과 후로 구분된다. 골절이 있는 경우 골절이 발생한 각 부위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골절 없이 골다공증만 있는 경우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약물 치료를 하며, 골절 위험요소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골절 전 치료에 주력하고 있는 임 교수는 치료 트랜드 의 변화를 약물의 발전과 함께 설명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여성 호르몬제 중심에서 Bisphosphonate 제제로 옮겨갔으며, 최근에는 Compliance 문제를 고려해 Bisphosphonate도 주 1회 또는 월 1회 경구 복용 또는 3개월에 1회 주사, 1년에 1회 주사하는 법 등으로 변화됐다. 또한 복합제제 예를 들면 Bisphosphonate에 Vitamin D를 추가해서 만든 제형 등으로 트렌드가 바뀌어 왔다.
 
임 교수는 "기존 약제들이 골절 예방 및 삶의 질 개선에 큰 기여를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맞춤형 치료에 이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며 "특별히 현 골다공증 시장의 75~80%를 차지하는 Bisphosphonate의 경우 드물지만 발생하는 간과할 수 없는 ONJ 및 subtrochanteric fracture 등 부작용으로 인해 흔히 5년 정도 사용하고 끊는다. 물론 아직 약제를 중지한 이후의 치료 전략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향후 뼈에 축적되지 않는 약제이면서 효과도 좋고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오다나카디브 등 일부 골흡수 억제제들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
 
그는 "향후 단독요법 또는 Bisphosphonate와의 순차적 치료 요법 등이 시행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는 암환자들의 골 전이를 억제하는 약제로 지난해 5월 FDA의 승인을 받은 단일 항체인 Denosumab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Denosumab은 FDA 승인에 이어 잇따라 8월 유럽 승인도 받았으며, 현재 국내에서도 KFDA 등록 허가를 위한 제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 골다공증 환자에서도 사용 허락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진행된 골다공증 환자들에서 기존의 골흡수 억제제들은 뚜렷한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지난 십여 년간 검증된 효과에도 불구하고 고가이고 보험 인정을 받지 못해 사용이 제한됐던 부갑상선 호르몬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임 교수는 "부갑상선 호르몬의 경우 가격이 더 인하되고 적응증이 완화된다면 많은 환자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임 교수는 첫 척추 골절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서양의 경우 첫 일 년에 20%에서 재 골절이 일어난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임 교수가 666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자료에서도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척추 골절이 하나라도 있는 경우 재 골절이 생길 위험도는 골절이 없는 군에 비해 약 5.7배나 증가했다. 좀 더 세분화해 보면 한 개의 골절이 있는 환자에서 새로이 다른 골절이 발생할 위험도는 7.4배나 된다. 즉, 첫 번째 골절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해야지 일단 골절이 일어나면 재 골절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척추 골절 사망률 대퇴골과 유사
 
그는 "다발성 척추 골절 환자의 경우 또한 대퇴부 골절만큼의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이는 대퇴부 골절처럼 1년 내에 급격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나서 결국은 대퇴골 골절에 의한 사망률과 유사한 빈도로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이같이 질환에 대한 인식률 증가 및 치료의 발달은 계속 돼 왔으나 아직도 대국민 홍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골다공증 인지율은 26.4%, 치료율은 12.7%다.
 
아직도 칼슘과 비타민 D만 잘 복용하면 치료가 된다는 등 골다공증 치료 관련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여전하다고. 이미 미국에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적절한 치료에 힘입어 골절률이 약 20% 가까이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을 잘 반영해 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지난 4월 한국여성건강 및 골다공증재단 이사장에 선출된 임 교수는 재단을 통해 환자 치료와 동시에 질환 홍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임 교수는 "골다공증을 단순 노화 현상으로 생각한다거나 치료과정에서 골밀도 증가 여부에만 예민하게 반응해 약제 치료를 중지하는 등의 현상이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으며 "골다공증 치료의 목표는 골밀도 증가가 아니라 골절 예방에 의한 삶의 질 개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는 NOF가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IOF가 있고 일본에서도 JOF가 있다. 재단을 통해 대국민 홍보 및 교육은 물론 의사와 의료 관계 종사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제공과 교육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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