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사이언스가 한국행을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길리어드사는 1987년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제약회사로 HIV 등 바이러스 치료제 전문회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회사다. 최근에는 CV 세러퓨틱스와 어레스토 등 두 곳의 제약회사를 매수하면서 호흡기계와 심폐질환에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 들에게는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개발사라고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길리어드의 한국진출은 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멀츠에스테틱스, 나이코메드, 네오파마, 다케다, 세엘진 등 많은 제약사들이 한국행을 결정했지만 이들과는 사뭇 다른 차이점은 아태지역중 법인 설립은 한국이 최초라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포스터시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감염분야에 특화된 회사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만 진출해왔다. 그랬던 회사가 한국행을 결정한 것이다. 더군다가 우리나라보다 시장규모가 큰 많은 아시아국가가 있음에도 한국을 우선 순위로 선택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변 제약사들은 "길리어드가 한국을 아시아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중국 인도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하나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규모나 행보면에서 파격적이라는 점도 주목요소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제약사가 한국행을 결정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려왔던 것과는 달리 이 회사는 2000억원규모의 거대 시장인 B형 간염치료제를 겨냥하고 있다. 회사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봐도 테노포비어 성분의 비리어드가 유력하다.

이약은 내성이 없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B형 간염환자의 마지막 선택약물로 통한다. 때문에 미국 및 유럽 B형 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B형 간염 치료에 1차 약제로서 권장되고 있다. B형 간염약에 앞서 에이즈약으로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안전성도 입증받았다. 이러한 주무기로 한국시장에 들어올 경우 빠른 시장 선점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GSK와 BMS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시장을 잘아는 이승우 씨를 내정한 행보도 전략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존슨앤드존슨,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와이어스의 대표이사를 두루 거친 업계 전문가로 그간 제약경험을 토대로 길리어드에 합류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시장을 잘안다.

통상적으로 한국지사장을 외국인으로 선임하는 것과 달리 한국계 사장을 선임했다는 점은 비리어드가 한국시장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고 나아가 전략적인 행보를 보여주겠다는 간접적인 증거로 충분하다.

그밖에 CV 세러퓨틱스와 어레스토 를 인수하면서 호흡기계와 심폐질환 치료제를 다수 확보해논 상태인데 이런 제품을 조만간 한국에 선보이겠다는 의미로도 비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 측은 한국법인 설립에 대해 "국내 환자들과 의료인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밝혀 향후 한국 의약품 시장에 관심이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길리어드 막강한 파이프라인으로 당분간 국내외제약들이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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