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드 불 벨기에 알스트 피부과 박사

세계피부과학회가 열린 지난 한주간 전세계 의사들의 관심을 받은 주제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미용성형이다. 실제로 학회기간내내 피부미용성형에 대한 관심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제약사가 스폰한 심포지엄을 포함 총 30여개의 크고 작은 톡신과 필러 세션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빼곡한 청중들은 세계적인 시술 트랜드를 듣기 위해 서 있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유난히 많은 관중을 몰고 온 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벨기에에서 온 콘라드 드 불(Koenraad De Boulle, 피부과 전문의, 벨기에 알스트 피부과 클리닉)박사로 학계서는 필러전문가로 불린다.

콘라드 박사는 1980년대부터 필러를 사용해 온 필러전문가로 국내외 유수의 학술대회 및 심포지움에서 연자로 활약 중이며, 관련 분야의 저명 학술지에도 상당수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또한 최고 수준의 피부과 및 외과 관련 학술지의 리뷰어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한국방문이 두번째라는 콘라드 박사를 만나 세계적인 필러의 시술 동향 및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미국과 유럽의 문화가 다르듯 의학적인 견해와 시술 트렌트도 다르다. 피부미용성형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보툴리눔 독소가 일찌감치 자리잡은 반면 유럽은 필러가 대표적인 미용성형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아마도 톡신제품이 미국에서 먼저 개발됐고 필러의 경우 유럽에서 발 빠르게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필러 시술에 대한 기술은 유럽이 앞선다는게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유럽에서 필러가 대표적인 미용성형시술로 자리잡게 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제품만 250여개…유럽은 필러 선진국

콘라드 드 불 박사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미용치료에 있어서 필러를 좀 덜 사용하는 대신 보툴리눔 톡신을 좀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유럽은 이와 반대"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두 가지 제품을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같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은 미국 스타일에 가깝다. 국내 의학가이드라인을 미국에 맞추고 있고 미국 제품(보톡스)이 먼저 나왔기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보톡스가 미용성형의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톡스가 톡신제품의 보통명사가 돼버린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반면 필러시술은 비교적 최근 들어서부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트랜드에 그는 "제품 출시 등 인식도 차이 때문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술면에서는 한국도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한 컨센서스가 이뤄졌다고 볼 수가 있다"고 추켜세웠다.

어쨌거나 필러가 일찌감치 발전하면서 유럽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약 250여종의 필러가 있다. 우리나라의 25배 정도 되는 셈이다. 이처럼 다양한 필러가 있으면 선택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하는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콘라드 박사가 선택기준으로 꼽는 첫번째 요소는 탄탄한 임상 보유 여부다. 그는 "필러를 선택하는 최우선의 기준은 얼마나 탄탄한 임상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이 많아지면 "임상"이라는 검증도 없이 출시가 되는 제품이 종종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학회에서 선보인 필러가 위조된 CE 마크를 달고 나온 사례를 강조하기도 했다.

임상과 함께 꼽은 또다른 요소는 안전성이다. 환자들이 뛰어난 효능도 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을 배제하면서 효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박사는 "지속 및 효능이 있으면서도 안전성 삼박자가 고루 갖춰질 때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연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이 문제에 양상을 줄이거나 문제를 뽑아낼 수 있는 그런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도 또다른 주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런 요소를 종합해 볼 때 그가 꼽는 최고의 제품은 히알루론산(HA) 성분의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주비덤 볼루마 제품을 꼽았다.

그는 "환자들에게 히알루론산 필러를 사용했을 때는 잘못될 일이 하나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면서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사라져 버리는 것 뿐이다"며 HA필러 예찬론을 펼쳤다. 또한 "잘못 시술하거나 빨리 사라지지 않으면 지우개가 있다"며 "필러 제거제를 주입하게 되면 늦어도 15분 이내에 모든 게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HA필러가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때문에 국내 의사들도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박사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부작용 최소화 전략은 뭘까?  일단 박사가 말하는 부작용 범주는 테크닉 등 세분야다.

프로세스, 제품, 부작용이 그것. 우선 프로세스는 시술이 찌르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시술 부위에 멍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트로마가 생길 수도 있고 또 붉게 변색, 홍조 같은 것이 발생할 수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큰 문제가 안된다는게 박사의 설명이다.

제품과 관련해서는 생물 분해 절차가 천천히 진행이 되거나 최소화 진행이 되는 제품 같은 경우에는 육아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짜서 꺼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혈관 피해 빨리 찌르고 천천히 주입

테크닉과 관련해서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은 혈관을 찌르는 것이다. 필러가 혈관으로 들어가면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박사는 먼저 혈관를 찔렀는지를 먼저 체크를 해 본 다음에 주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같은 실수를 눈주위에서 저질렀다면 심한 부종이 나타난다. 그밖에 너무 새로운 기법을 시도 해본다든지 또 주의를 세심하게 기울이지 않았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사는 작은 팁을 제시했다. 첫번째가 신뢰할 만한 제품을 사용하라는 것과 다음으로 꾸준한 트레이닝이다. 박사는 혼자서 새로운 방법을 독학하고 이를 실전에 도입하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반드시 배워서 학습하라는 얘기다. 더불어 기술적인 테크닉은 빠르게 찌르고 천천히 주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은 찌르는 과정이 조금 느린 경우가 있는데 필러는 바늘이 두꺼워서 올바른 테크닉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필러 시술 트랜드에 맞는 경영적인 노하우도 소개했다. 예를 들어 환자가 팔자주름에 개선만 원했을 때 얼굴의 미드페이스 부분에 좀 더 볼륨을 회복시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라는 것이다. 이른바 동안시술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환자들의 입가주름이라든지 팔자주름에만 국한되지 말고 환자를 잘 평가하고 조언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필러, 주름을 넘어 볼륨 영역에…

그는 앞으로 필러의 영역은 2D에서 3D로 갈수록 변화할 것이라며 무한 확대가능성을 피력했다. 현재 박사는 관자놀이에 주입을 하는 것을 연구 과제로 진행하고 있고 미간 부분 주름을 필러를 사용해서 개선하는 것도 시도중이다. 이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는 영역이다.

박사는 "중요한 것은 필러가 개별 라인, 주름으로의 접근 방법이 아니라 이제 전체적인 한 면적 그리고 3D로 방향이 전환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가장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는 쪽 중의 하나가 미드페이스의 볼륨을 회복해 주는 것과 광대뼈의 볼륨을 회복해주는 부분이인데 앞으로 이런 영역에 대한 시술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쳐진 턱과 유방재건, 그리고 팔살이나 엉덩이가 처진 부분에도 시도가 되고 있다면서 모두 3D 시술 트랜드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