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과 B형간염의 위험과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료계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만 C형간염은 의료계에서도 아직 인지도가 낮은 질환이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C형간염은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아 이름 없는 질환이었다. A형도 B형도 아닌 간염(non A non B hepattis)라고 불리던 것이 1989년 C형간염으로 분리되면서 혈액으로 통한 감염이 확인되어 수혈과 장기 이식에도 C형간염 감염 여부를 검사를 시행, 수혈로 인한 감염을 방지하게 되었다.
 
C형간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명 이상이 C형간염에 감염됐고 이는 향후 간질환, 간암으로의 발전 위험성을 함께 높인다는 면에서 공중보건에 크나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HIV 바이러스와 감염 경로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C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등의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인 감염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고른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미국의 만성 C형간염 환자 3명 중 2명을 베이비붐(1946~1970년 출생) 세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C형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혈액 수혈을 통한 감염이나, 소독하지 않은 도구를 이용한 문신과 피어싱, 주사기 재사용 등이 일상화 됐던 환경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된 세대다.
 
CDC는 자신의 감염 여부도 알지 못한 채 지내고 있는 3~4백만의 사람들을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C형 간염의 인지와 예방, 진단의 필요성에 대해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어 C형간염에 대한 경각심은 국내외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꾸준한 증가 추세
C형간염의 공포에서 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표본감시자료에 따르면 2004년 2843명의 감염이 확인된 C형간염 유병률은 점차 증가해 2006년 4401명, 2007년 5179명, 2008년 6407명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의 유병률 증가는 보건복지부의 C형간염 치료제 급여확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6월 신설한 급여확대는 C형간염 환자가 당초 보건복지부가 예상한 C형간염 환자보다 9배 증가해 애초 예상한 기간의 절반안에 15억원이 초과 지출되는 결과로 나타나 C형간염의 증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C형간염에 대해서는 표본 감시 조사 외에 내세울 만한 활동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형간염은 1군전염병으로 변경, B형간염은 필수 접종과 예방등을 통해 감염인구가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 국민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B형간염과 비교했을 때 C형간염의 유병률은 약 1% 정도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성과 만성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매우 낮은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신규 감염자의 80%가 만성화, 20%가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등 위험성에 있어서는 결코 B형간염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만성 간염 환자는 B형간염 7, C형간염 3의 비율로 B형간염 환자의 비율이 높지만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C형간염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C형간염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유전자 1형의 C형간염이 많은 유병특성을 보이는 것 또한 위험요소다.
 
최근 C형간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A형간염과 B형간염이 국가적인 체계의 예방 시스템을 통해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백신도 존재하지 않고 치료효율도 높지 않은 C형간염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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