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진단 시 95%까지 완치가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 내과 정숙향 교수 인터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는 "C형간염은 1989년 규명된 바이러스로 질환명이 밝혀진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일반 대중 뿐 아니라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지 않은 질환"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진단이나 치료의 단계에서 놓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C형간염은 질환 자체의 위험성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유병율이 낮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검진을 권유할 수 없다. 때문에 정 교수는 90년 대 이전에 수혈을 경험했거나 혈액을 투석하는 환자, 남성과 남성이 관계를 맺는 동성연애자, 문신을 시술받았거나 주사기를 공용으로 쓴 경험이 있는 사람 등 위험인자를 먼저 살펴보고 검진을 권고한다.
 
정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이런 일반적인 위험인자 외에도 속이 좋지 않으면 바늘을 이용해 손을 딴다든지, 중년 여성들이 허가 받지 않은 사람과 도구를 통해 눈썹 문신을 받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고 침의 사용이 일반적인 문화 특성으로 인해 감염 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생겨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가 어려운 유전자 1형의 C형간염의 비율이 50%로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의 유병율의 특징이다. 다행히 C형간염의 인터페론 약물 치료에 대한 예측 지표로 작용, 인종에 따른 치료 효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IL 28b는 아시아인의 예후 향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미쳐 치료 결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정 교수는 간암의 2위 원인인 C형간염의 인지도 개선과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B형 간염은 성인의 1% 정도, 많아야 5%만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C형간염의 경우 50~80%로 B형 간염과 비교했을 때 만성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아주 높다.
 
C형간염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성이 큰 것은 급성기의 진단으로 급성기에 발견되는 경우 95% 이상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질환의 낮은 인식도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 교수는 질환의 인식도가 낮기 때문에 검사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해 간 기능이 나쁘게 나타나도 HCV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C형간염은 진단 뿐 아니라 치료도 굉장히 까다로운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정교수는 치료의 이익과 위해를 면밀하게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4주 째에 바이러스 검사를 했을 때 반응이 있는 환자의 90%는 그대로 치료효과가 나타나고 치료 12주째에 다시 체크했을 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의 90%는 치료를 마쳐도 끝까지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무의미한 치료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수는 C형간염은 치료 뿐 아니라 치료의 부작용 등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고 치료 알고리즘이 매우 복잡해 전문 소화기내과로 빨리 옮기는 것이 예후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 개원가에서 위험인자 여부에 따라 검진을 시행해서 감염환자를 걸러내고 결과가 나왔을 때 빨리 전문가에게 양도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환에 대한 의료인과 일반 대중들이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하고 예방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AL이 2009년 새로운 C형간염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치료법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아직 2004년 C형간염 치료 지침 이후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정교수는 이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회 내에서도 최신 지견 및 변화를 반영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