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하지 않더라도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이 있으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심장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복부 비만뿐만 아니라 심장혈관 주위에 지방이 얼마나 쌓였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 수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와 영상의학과 전은주․,최상일 교수팀이 심혈관 질환이 없는 402명(평균연령 54세, 남자 57%)을 대상으로 심장CT 검사를 시행하고, 심장주위의 지방, 관상동맥의 협착정도,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 죽상경화반 존재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은 사람(399 ± 58 cm3)이 적은 사람(154 ± 33 cm3)에 비해 50%이상의 유의한 관상동맥 협착이 10배가 더 많았고, 죽상경화반은 3배,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가 6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주위 지방이 많은 사람이 평균 4배 이상 유의하게 심혈관계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연령, 성별, 비만도, 흡연 유무, 혈액내 지방 수치를 보정한 경우에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심장 주위의 지방이 심혈관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64채널 고해상도 컴퓨터촬영을 이용하여 정밀하게 심장주위 지방을 측정한 것으로, 기존의 여러 위험인자와 함께 심혈관질환과의 관련성을 직접 조사한 첫 연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만도가 심하지 않은 한국인에서, 복부 내장 지방이 적더라도 심장주위 지방이 많은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 조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 교수는 “이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심장주위 지방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심장 주위의 지방량이 많을수록 염증반응 수치가 높고 심장 수축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중년 성인 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비만하지 않더라도 심장주위 지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검진을 위해 심장CT를 촬영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심장혈관 상태만을 체크했지 심장주위 지방을 측정하는 방법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심장 CT를 이용해 심장주위의 지방을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법을 고안한 것에도 큰 의의가 있으며 심장 CT를 촬영할 때 심장 주위의 지방을 같이 측정하면 심혈관 질환의 하나의 예측인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비만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비만(Obesity)"지 5월호에 게재됐으며, 심장주위지방 측정사진이 표지모델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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