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에 대해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라 말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 외국인 환자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다가 투자한 인프라 구축 비용에 비해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유치업자들은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하거나 병원으로서도 단순히 국내 환자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수단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의료관광을 준비하면서도 앞날을 걱정하거나 의료산업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은 어렵다고 한숨쉬는 이들이 많다. 따라서 진정한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의료관광 뿐만 아니라 현지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분야로 파생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부 차원의 의료산업화 물결

“지난 2004년 400억달러였던 국제의료서비스시장이 오는 2012년에는 1000억달러의 규모로 성장하고 국내 의료시장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2015년 30만명이 될 것이다. 외국인환자 12만명을 유치하더라도 7000여명의 고용창출과 1조1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법완 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11-제2회 글로벌 헬스케어& 의료관광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흐름을 타고 있는 한국의료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해외환자 유치, 외국의료인의 국내연수 뿐 아니라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진출과 의료기기·제약화장품 등 보건의료산업제품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연관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하도록 하기 위해 진흥원은 외국 정부 및 보건의료기관과의 보건의료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외국의료인 연수프로그램을 개편해 ‘메디컬 코리아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국내 초청 연수 이외에 국내의료인력의 해외파견 등을 실시한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해외환자 유치 거점 마련을 위해 지자체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추진한다. 지자체·의료기관·유치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지자체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에는 경기, 대구, 전북, 전남, 대전, 제주 총 6개 지자체가 선정돼 국비(10억)를 지원받는다.

여기에도 단순 의료관광만이 아닌 산업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채워졌다. 경기도는 최소침습수술 분야에 선정됐는데, 수술에 대한 해외마케팅 외에도 의료기기·IT시스템의 해외수출 지원으로 병원플랜트 수출기반 구축에 나선다.

첨단건강검진 허브센터를 건립하는 대전시는 건강검진을 특성화하면서 유전자 분석, 칼로리매니지먼트 등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IT강국으로 디지털병원 수출

우리나라의 'IT' 강점을 이용한 디지털병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이 지난달 설립된 한국디지털병원수출조합이다. 조합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메디슨을 비롯 바텍, 인포피아 등 40개사와 한미파슨스, 다산네트웍스 등 8개 일반기업 및 병원 등 모두 61곳이 참여하고 있다. 조합은 최근 중소기업청 해외조달 지원 네트워크를 맡고 있는 사피글로벌과 전략적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페루 리마시 최대 사립대학이 추진중인 의과대학 부설병원 신설 프로젝트와 800병상 규모의 페루 군병원 현대화 프로젝트 수주에 본격 나선다. 사피글로벌은 이날 페루 수요처의 공식서한을 수출조합에 제출했으며, 이를 계기로 디지털병원 공급 협의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조합 이민화 이사장(카이스트 교수)은 “첨단 IT기술과 한국형 병원시스템을 결합한 의료서비스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며 “현지 병원은 한국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을 안내해 주고, 또한 지속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면서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네트워크가 기회를 만든다

이처럼 의료관광이 성공하려면 해외네트워크 강화가 필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밢한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추진현황과 성장전략’에 따르면,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특히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해외네트워크가 강한 에이전시를 대폭 확충해 의료노하우가 필요한 성형과 질병분야 환자 유치를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인력 연수, 프랜차이즈 진출, 의료장비 및 의약품 수출, 휴양과 노인요양 등을 연계하는 복합무역형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며 “대외 브랜드 이미지 구축, 공동 사절단 형태의 해외마케팅을 통한 환자유치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네트워크를 쌓다보면 의외의 기회를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러시아 의료관광 에이전시인 Kndkorea 이영진 대표는 조만간 임플란트업체인 바이오템을 통해 러시아에 임플란트를 수출하게 된다. 러시아 한달 평균 월급이 100만원 정도라면 150만원에 달하는 임플란트 비용이더라도 일단 시술을 받는 추세를 파악하고 접근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과 맞아 떨어진 것으로, 다음 달에는 치과의사 대상 세미나도 마련한다.

이같은 기회를 만날 수 있던 것은 바로 현지 네트워크이다. 국내 병원들에는 러시아 현지 의료관광 에이전시로 알려져 있는 KORPUS를 통해서 가능했다. 원래는 의료기기업체였지만, 한국의료에 호감을 느낀 KORPUS 회장은 의료관광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 대표를 통해 병원 네트워크과 한국에 대한 정보를 쌓았다. 이 대표로서는 러시아 시장에 부족한 의료기기제품을 파악하면서 러시아의 특징에 대해 보다 가까이 접근하는 기회가 됐다. 회장의 도움으로 러시아 지역 의장과도 연결되고 현지에이전시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도 얻었다.

임플란트 외에도 PACS 기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것을 토대로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각종 의료기자재 수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꼭 의료제품이 아니더라도 의료관광 업무 추지을 우히ㅐ 현지에 갈 때마다 화장실부터 샅샅이 발견해 부족하다싶은 제품군을 찾는 노력도 한몫했다.

이 대표는 “작은 기업이 할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네트워크 위주”라며 “2005, 2006년부터 의대, 병원 등에 문을 두드리면서 소개에 소개를 이어가게 된 것이 지금의 경쟁력이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한가지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의료관광은 수익이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단기적인 수수료만 탐낸다면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없으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외국에는 없는 양한방 통합암치료나 고급형 건강검진 등으로 VVIP를 유치해서 수익을 올릴 계획을 짜고 있다.

그는 “외국인 상대하기가 낯설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언어가 문제시된다 하더라도 외국인과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상품을 개발해 산업화하고 가치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의료관광으로 파생해 다른 산업군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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