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다국적 제약사들이 지난해 접대비를 대폭 줄이고 광고비를 크게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DI 청구 순위를 기준으로 10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접대비와 광고비 변화를 분석(금융감독원 공시)한 결과, 접대비는 전년대비 평균 24.4%가 줄어든 반면에 광고비는 15.2%가 증가했다.
 
접대비는 판매촉진을 위해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일부 제약사는 별도 산정) 매출증가와 함께 증가하는게 일반적인데 지난해엔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줄이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또한 이러한 접대비의 감소는 광고비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 뚜렷했다.
즉 접대비의 공백을 광고로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특히 광고비는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도 통상 매출대비 5~8% 범위내에서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해에는 두자릿수를 넘는 등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제약사별로 보면, 최근 2년내 신제품을 대거 출시한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 접대비를 11.5%나 줄였다. 통상 신제품이 많으면 활동이 많아져 그만큼 접대비를 줄이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다.
 
대신 광고비를 30.5%나 올려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금액으로는 무려 453억원, 현재 이 회사는 다국적 제약사중 광고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와이어스와 합병해 파이프라인을 대폭 확장한 한국화이자제약도 접대비를 줄이긴 마찬가지다. 매출은 26% 가량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와 상관없이 접대비는 오히려 17.5%를 줄였다. 반면 광고비는 23%를 올려 주요 판촉활동의 무게중심을 광고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매출이 16% 가량 오른 한국MSD 또한 접대비를 72% 가량 줄였지만 광고비는 5.3% 올렸고, 바이엘 코리아도 접대비를 63.6% 줄이는 대신 광고비를 9.8% 올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에 많은 비용을 쓰지 않는 한국얀센 역시 접대비를 17.6% 줄이고 광고비를 8.9%를 올렸다.
이같은 변화는 설사 매출이 줄어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는 지난해 매출이 2.2% 줄면서 접대비 또한 같은 수준으로 줄였지만 광고비는 12.4%나 올렸다.
 
한국로슈 역시 매출이 20% 가깝게 떨어지면서 접대비를 50% 낮췄지만 광고비는 100% 올렸다. 즉, 광고비용을 늘려서라도 마케팅 활동을 계속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쌍벌제가 시행된 지난해 4월부터 판매촉진비(접대비)가 거의 동결됐다"면서 "이같은 변화가 결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경영상 변화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 공정경쟁규약 강화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비용절감차원에서 인지 광고비를 줄인 일부 예외적인 제약사도 있다. 지난해 46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위에 올라선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은 접대비를 절반에 가까운 44% 줄였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반디아 처방제한, 품목제휴 등으로 인한 여파때문인지 광고비도 17% 줄였다.
또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도 광고비를 30.4%나 줄였다. 그러면서도 접대비는 28.4% 늘려 다소 예외적인 모습이 보여줬다.
 
한편 제약사들의 사회기부금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많은 홍보비용을 들여가며 사회공헌활동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대부분 매출 대비 1%도 안되는 0.67%로 나타났다. 게다가 여기에는 학회 등 의료단체 기부도 포함돼어 있어 실제 순수 사회공헌활동은 더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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