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땅에서 가능성을 찾다

신흥국 의료시장 개척의 주요 활동은 의료 지원이 될 수 있다. 의료비나 의료기술 지원을 하는 동시에 해당국 의사들에게 연수를 받게 하고 선진의료기술을 배울 수 있게 돕는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주요 의료관광 타깃국가로 선정되긴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의료봉사로 일컬어지는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지의 땅인 만큼 가능성은 많으며, 장기적으로는 병원과 의료시스템의 수출도 목표로 하고 있는 모습이다.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가능성을 토대로 최근 정부, 병원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몽골시장에 대한 주목할만한 움직임을 살펴본다.


협약관계 넓히는 한국 병원들

정부에 따르면, 몽골은 보건의료시설이 대부분 1950∼1960년대에 공급된 것으로 자국내 환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해외 의료서비스로 매년 5000만달러의 외화가 유출되고 있다. 보건의료환경 개선 및 시설 현대화가 시급한 실정이며, 최근 의료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법이 몽골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태이다. 따라서 한국 건강보험제도와 우수한 의료 공급체계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 몽골에 진출한 한국 병원은 연세친선병원, 서울의과학연구소, 송도병원 등 3개병원과 2009년 집계 몽골 환자 850명 등의 실적이 전부이다. 몽골은 다른 신흥국가와 달리 소위 "부유층"이 많지 않은 특성 상 주로 의료봉사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봉사를 하면서도 꾸준한 협약관계를 맺어온 것이 특징이다. 삼성의료원, 고려대병원, 건국대병원, 해운대백병원 등이 몽골 병원과 환자유치 등을 위한 MOU 체결이 확대되고, 의료인 연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양국간 의료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최근 몽골 현지에서 차히야 엘백도르지 대통령 및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협력관계 구축 MOU를 체결했다. 환자 진료를 비롯해 학술-인적-물적 교류를 구체화한다는 내용이다.

인하대병원은 몽골 유일의 국립방송사인 MNB와 상호 최우선 협력기관 계약 및 해외의료관광 마케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가 공무원 약 2만2000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실시해 해외환자 유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으로, MNB는 인하대병원 관련 뉴스보도와 다큐멘터리 등 동영상 컨텐츠 제작은 물론 신문광고, 의료관광 및 한류 소개 잡지 등에 인하대병원 메시지를 홍보하게된다. 이후 병원은 몽골 울란바타르시 항얼구 의회와 진료협약도 맺었다.

몽골 보건부와 MOU로 교류 확대

정부 차원으로는 관광공사 주최로 추진 중인 "나눔의 의료관광" 사업에 몽골에는 JK성형외과가 참여하고 있다. 몽골의 탑모델을 초청해 무료 성형을 시술하고, 현재 유력 매체에 홍보한 것이다. 한류열풍과 함께 의료한류를 노린 것으로, 이후 몽골지역 의료관광 상품홍보 설명회도 열었다. 여기에는 고대 안암병원, 청심국제병원, 마리아병원, 에스플란트 치과 등이 함께 참가했다.

보건산업진흥원도 올해 해외환자 유치 중점 사업으로 지난해 미국, 일본,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몽골을 비롯한 신흥 6개국에 대한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가 몽골과 협약을 맺으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은 몽골 총리(수후바타르 바트볼드)를 수행해 한국을 방문한 몽골 보건부 장관(람바 삼부)과 보건의료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 의료인, 의료기술, 의료기관간 교류 확대, 건강보험 경험공유, 양국간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 의료기관 진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양국 총리 회담시 EDCF 대외기금 지원으로 4200만달러를 투입, 170병상의 몽골 울란바토르 제2병원내 검진센터 설립을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몽골 현지에 검진센터 설립은 한국의 우수한 검진기술 전수와 함께 원격의료, 의료정보화 등을 통한 좋은 협력모델이 도출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의약품, 의료기기 등 연계 상품의 수출 확대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몽골직원 채용으로 가능성 확인

영어, 일어 등 다국어 의료관광 사이트를 운영해 한국 병원 이용 정보 안내와 해외 홍보 대행을 돕고 있는 키마월드(KIMAworld) 김용대 대표는 몽골 사이트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몽골 시장의 가능성은 몽골 직원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

다국어 사이트를 구축하다 보니 주로 외국인 직원을 채용해 왔는데, 우연하게 채용한 한 몽골 직원이 제출한 시장보고서와 현재 보건의료상황에 눈길이 갔다. 그는 "몽골 시장이 아무도 개척하지 않고 일부 단순한 협약에 그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중국과 함께 주력시장으로 보고 있어 몽골 직원들과 함께 한국의료에 대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키마월드에 근무하는 몽골직원들은 한국에서의 병원 이용에 대한 안내, 통역 등을 하고 있다, 몽골 대사관에서도 몽골인들을 위한 업무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한국의 몽고대사관 홈페이지에 의료상담 코너를 개설해 몽골인들을 위한 서비스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렇게 사이트를 구축하고 몽골어로된 각종 의료정보를 업데이트 하다보니 곳곳에서 입소문을 탔다. 몽골에 병원과 한국을 치면 90%이상 키마월드에서 입력한 정보들이 나올 정도다. 한국에 있는 몽골라디오방송사(MGLRadio)의 광고 대행도 수주했다. 김 대표는 "라디오방송의 한국의료를 소개하는 한 코너를 맡게 됐으며, 몽골직원이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한국 의료진의 라디오 방송 출연 및 의료 상담을 지원함으로서 단순한 홍보, 광고가 아닌 올바른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 거주하는 몽골인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이 곧 입소문의 근원지라 믿기 때문이다. MGLradio몽골 라디오방송국이 개최하는 전국몽골인노래경연대회에도 상품을 공식협찬했다. 전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가 된 것으로, 특히 이날 사회는 키마월드 몽골팀장이 진행한만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몽골대사관과 함께 몽골의사 연수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렇게 조금씩 한국을 찾는 몽골 환자를 곳곳의 병원에 보내주고 있다.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대신 몽골 정부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유치업체가 환자를 데려오기도 전에 수수료부터 요구하고, 40%~50%에 육박하는 검은 돈을 비판했다.

그는 "병원들은 유치업체가 알아서 유치만 해주기만을 바라거나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협약에 전전긍긍하고 있고, 유치업체들은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해 올바른 의료서비스에는 관심이 없어 한순간에 의료관광이 무너질까 걱정"이라며 "정부는 아직도 불필요한 컨퍼런스 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타깃에 대한 제대로된 마케팅전략으로 이젠 성과를 내야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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