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호 가톨릭중앙의료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폐소생협회 이사)

Q. 심폐소생술의 첫 번째 순서를 인공호흡에서 가슴 압박으로 변경한 이유는?

미국의 유명 의학전문지 NEJM이 심정지가 발생한 후 인공호흡을 하지 않고 "가슴 압박 소생술"만으로도 인공호흡을 함께한 심폐소생술과 유사한 생존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2편 발표했다. 국제심폐소생술위원회(ILCOR)가 지침을 변경할 때 이 논문을 참고했고 우리 역시 ILCOR의 가이드라인을 참고로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심정지는 대부분 병원이 아닌 밖에서 발생하고, 일반인들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기존의 방법은 일반인이 자신의 입을 환자의 입에 대야하는 인공호흡을 가장 먼저 해야 했기 때문에 망설이다 심정지 환자에게 중요한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도 떨어졌다. 그래서 논문을 통해 효과도 입증됐고,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순서를 변경한 것이다.

Q.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 심정지의 소생율이 낮은 이유는?

심정지를 처음 발견하는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일반인인데, 이에 대한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법령에 다중시설의 운영자가 제세동기를 설치하고 이를 잘 사용하게 돼 있지만 처벌규정이 없어 이를 잘 지키는 사업장이 부족하다. 앞으로 다중시설에 제세동기를 반드시 설치하고 인원을 배치하는 등 투자가 필요하고 더불어 학교와 공공단체 등에 심폐소생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Q.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 심폐소생술 지침을 제정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 다중시설에 제세동기를 설치하고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령을 만드는 일에도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누구나 쉽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어 유투브 등에 올릴 예정에 있다. 하지만 협회는 민간공익재단일 뿐이다. 구성원들도 연구를 하는 교수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정 지원이나 제도 정착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Q. 우리나라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은 내가 하는 것이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심정지는 나 혹은 가족 등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따라서 국민 누구나 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가슴 압박을 하면된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졌다는 얘기다. 또 심장을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것이다. 따라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신감을 갖고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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