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백선하교수

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백선하 교수는 살짝 달뜬 모습이었다. 연구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열정 같은 것이었다. 6년 동안 파킨슨센터 식구들과 동고동락하며 고생한 결과물을 최근 언론에 발표한 것에 대한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최근 백 교수가 발표한 것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뇌심부자극술의 전극위치 추적 시스템인 DELAS(DBS Electrode Location Analysis System)다. 이 시스템은 지난 6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 모델로, 파킨슨병 환자의 뇌심부 자극 수술 전의 MRI 영상과 수술 1달 후의 CT 영상을 합성해 뇌심부 자극 전극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공동연구의 플랫폼 될 것
백 교수는 DELAS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인 것에 뿌듯해했다. DELAS 덕분에 뇌심부 자극 수술 이후 6개월이나 걸리던 뇌심부 자극 조절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할 수 있게 됐고, 약물도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뇌심부에 있는 전극 위치에 따라 환자의 상태가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과 환자가 다시 수술할 때 기본 자료가 된다는 것도 그가 꼽는 DELAS의 장점이다. 이외에도 여러 연구자와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다는 부분에도 그는 가치를 두고 있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의 심부 정확한 곳에 전극을 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한다. “하시상핵 뇌심부의 정확한 곳에 전극을 넣은 환자는 증상이 점차 좋아지지만, 삐딱하게 들어간 사람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는 전극의 위치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6년이란 긴 연구기관 동안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수술 전 환자의 증상을 체크하고, 수술 후 6개월 혹은 12개월 동안 환자의 좋아지는 상태를 일일이 체크하고 기록하는 등 DB화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가 보여주는 파일에는 그동안 그가 담당했던 환자의 상태, 움직임 정도, 운동상태 등이 빼곡하게 기록돼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엿볼 수 있었다.

그의 꿈은 자신이 해온 연구에 대한 확신을 하는 것이다. 그는 “다른 병원이나 해외센터 등 다기관 임상실험을 통해 6년 동안의 연구결과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 그래서 내 연구가 제대로 됐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DELAS의 적용 범위는 파킨슨병뿐이다. 하지만 앞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질병은 더 넓어질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의 파킨슨병 치료진을 위해 웹서비스(http://delas.ondemand3d.com)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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