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길" 안내하는 평생 동반자로…

“개원 7년차, 신혼부부였던 이들이 아기를 안고 오고 아기였던 꼬마가 학교에 들어가고 초등학생이 대학생이 되어있는 것을 보며 함께 자라고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요.”
 

박성은 원장은 강서구 화곡동에 개원해 의원을 찾는 이들에게 치료는 물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의사 선생님으로 다가가고 있다. "햇살가득한 가정의학과의원"이라는 이름처럼 말이다.

햇살 같은 따스함을 나눌 수 있는 의원
 
"어느 날 오후, 작은 아이가 엄마의 차를 타고 왔는데 차에서 내려지는 아이에게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어요. 마치 햇살 속에 들어있는 것처럼 햇살을 받으며 나타난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햇살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햇살가득한 가정의학과"라는 이름으로 개원했어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가며 자리 잡았죠."
 
그 이름에는 크고 작은 질병으로 심신이 고달파진 이들에게 햇살 같은 따스함과 희망을 주고자 하는 박 원장의 소망이 담겼다.
 
늘 고민하는 "어떤 의사가 돼야 할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원의는 환자가 어디가 아픈지 먼저 알아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의사로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것을 십분 활용해 환자들의 궁금한 것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것을 완벽하게 치료한다기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의사 말이다. 의사를 찾아온 환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병원의 방향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환자들이 원하는 도움은 어떤 것일까", "환자들의 모든 불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처음 개원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따라다닌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간단한 건강검진을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피부·비만 관련 센터까지 확장하게 됐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은 수익만을 위해 하는 건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가라는 내 안의 물음표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환자들의 현실을 보니 건강보험 혜택으로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인 반면 건강기능식품 등 검증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지출비용은 늘고 있는 거예요. 안티에이징 등 미용과 관련된 것들도 그렇고요. 건강에 도움 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학적 지식을 담아 관리해야겠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의학적 지식의 부재로 인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말이죠."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가정의학과로 전환
 
박 원장이 의학적 지식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애초에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였다. 준종합병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다 교수의 권유로 가정의학과로 전환하게 됐는데 수련을 받던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 다시 수련을 받으면서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단련됐다.
 
1인 5역을 해내면서 지칠 법도 했지만 이미 한 번의 난관을 지나온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당시 지도교수의 잘한다는 칭찬도 큰 힘이 됐다.
 
그래서 웬만한 문제에는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동기들에 비해 3년 정도 개원이 늦었지만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기에 진료에 임할 때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의사가 아닌 환자 보호자로서의 경험도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아이가 입원해 있을 때 보호자로서의 입장을 절절히 깨달았다. 아이가 아팠을 때 엄마의 마음에서부터 간호사에 대한 고마움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모든 경험은 삶을 살아가는데 무기가 되며, 진료를 하고 환자를 대하는데 있어 경험만큼 중요한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
 
긍정의 에너지로 환자를 웃게 하고파
 
매일 아픈 사람만 보면 짜증날 수도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긍정의 에너지가 있다. 아파도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힘, 환자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풀어주려 노력한다. 처음엔 환자가 불신을 갖고 들어오기도 하지만 환자를 웃게 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 마음을 쓴다. 수술로 병을 고치는 역할은 아니지만 큰 병을 막아주고 작은 병이 큰 병 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해낸다. 고맙게도 똑같은 약을 쓰는데 약이 잘 듣는다는 말을 듣곤 한다. 중요한 것은 "설명을 얼마나 잘 하느냐, 약 복용을 잘 하게 만드느냐, 치료에 동참하게 만드느냐"에 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너는 맏딸이니까 의사를 하라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아버님이 선생님이셨는데 선생님들은 다른 말로 시작을 해도 무조건 끝에 가서는 공부로 끝나죠.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라는 말씀이셨는데 마음에 와 닿지 않던 그 꿈이 우연한 기회에 의료봉사를 가보고 나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됐어요. 지금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직업인 것이 너무 감사해요. 일부러 남을 도와주는 일을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언제나 다른 이를 도울 수 있으니 말이에요. 유경민 객원기자


 "햇살가득한 가정의학과의원"에는 갓난아이부터 100세 가까이 된 노인까지 찾아온다. 박성은 원장은 평생 주치의로 이들의 곁에 머물면서 작은 병이 큰 병으로 되지 않게 그들의 건강 가이드 역할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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