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효과·유전자 변이 없어 출혈은 높아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급 항혈소판제가 출시됐다. 한국릴리(대표 야니 윗스트허이슨)와 한국다이이찌산쿄(대표 김대중)는 1월부터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새로운 항혈전제 신약이 출시되면서 기존 제제와 차이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분야의 리딩품목은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로 지난해 원외처방시장에서 936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대항하는 에피언트는 혈소판 표면의 아데노신 이인산(Adenosine Diphosphate, ADP)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혈소판의 활성과 응집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혈소판제제다. 따라서 기전으로만 보면 경쟁약물인 플라빅스와 동일하다.

하지만 간대사과정에서는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에피언트는 비활성 대사 물질로 전환되는 비율이 거의 적고 한 단계의 산화단계를 거치는 반면에 플라빅스는 85%가 비활성대사 물질로 전환되고 산화과정도 두 단계를 거친다. 산화시간이 길면 활성물질로 전환되는 시간이 길어져 치료효과도 늦다. 즉 효과가 발현되는 시간은 에피언트가 한발 앞선다는 얘기다.

게다가 유전적 변이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나는 점도 있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에피언트는 유전적 변이에 관계없이 일관된 대사를 하는 반면 플라빅스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는 환자에게는 효과를 나타내지 않거나 적다. 따라서 에피언트는 유전적 변이에 따른 효과감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3세대란 타이틀로 나온 신약인 만큼 기존품목이 갖고 있는 한계점인 작용시간이나 유전자 변이에 따른 내성 및 효과감소 등은 분명한 개선점을 갖는다.

하지만 적응증과 부작용면에서는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다. 에피언트는 아직 관상동맥중재술(PCI)이 예정된 환자에게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에피언트는 심혈관계 사망 및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의 주결과변수의 위험 감소에 있어서 기존 치료제인 클로피도그렐보다 우월하다.

반면 플라빅스는 수술여부와 상관없이 넓다.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말초동맥성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증상의 개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나아가 PCI 또는 CABG 수술을 받았거나 받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죽상동맥경화성 증상(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불응성 허혈) 개선에 처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처방영역은 아직 한 수 아래다.

여기에 부작용 측면도 아직은 한계점이 있다. 에피언트는 빠른 약리작용을 갖고 있는 반면에 출혈부작용이 플라빅스보다 훨씬 높아 세심한 투여가 필수적이다. 임상결과 비CABG와 CABG-관련된 출혈에서 모두 플라빅스보다 높았고 출혈로 인한 임상중단도 높다.

따라서 에피언트는 허가 권고사항에 따라 일과성 허혈 발작이나 뇌졸중 병력이 없고 75세 미만, 체중 60kg 이상의 성인에게 투여해야 기존 치료제 대비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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