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AAP, AAFP 진료지침과 반대되는 결과

항생제를 투여한 중이염 치료에서 70~80% 이상의 증상 경감이 나타난 연구가 발표되어 그 동안 지속된 중이염 치료의 임상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NEJM에 게재된 이 2개의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항생제 투여를 통한 치료기간 단축은 즉각적인 항생제 투여 대신 주의깊은 관찰을 권고하고 있는 진료지침과 반대되는 내용이어서 더욱 더 흥미로운 상황이다.
 
자연치유 가능성이 높은 급성 중이염의 특성 상 증상 조절을 위한 치료에 앞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항생제 처방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2004년 미국소아과학회(AAP)와 미국가정의학회(AAFP)가 진단이 확실하지 않은 중증 이하의 중이염 증상의 경우 일상적인 항생제 처방 대신 주의깊게 지켜본 후 판단할 것을 진료지침에 포함하면서 중이염 치료 전략이 바뀐 바 있다.
 
하지만 관찰 후 처방 전략은 매우 어린 유아들까지 포함한 정확한 진단 기준이 없고, 항생제 사용 용량이 제한돼 효능이 제한적이며, 자연 완화가 모든 환자들에게서 일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반면 항생제 투여가 급성 중이염의 치료에 더 월등한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어 이에 대한 임상적 논란은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피츠버그어린이병원 Alejandro Hoberman 박사팀은 미국 전역의 다기관을 통해 급성 중이염의 세 가지 진단 기준인 AOS-SOS 척도 3 이상의 증상, 중이 삼출액의 유무, 통증을 동반한 고막의 팽창 또는 고막 발적을 만족시키는 6~23개월 사이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 무작위 연구를 진행, 항생제 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4~5일 내에 AOS-SOS 척도에 따른 증상 호전 또는 악화였으며 10~12일 내에 완치 또는 증상의 경감이었다. 그 결과 10~12일 후 위약군의 대부분이 감염증상이 유지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은 16%만 감염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2일 차에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에서 35%의 증상 경감이 보고됐으며 이 비율은 4일 차 61%, 7일 차 80%로 각각 증가했다. 위약군의 경우 각각 같은 날 28%, 54%, 74%로 나타났다.
 
증상 완화가 지속되는 환자들의 비율은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이 20%, 41%, 67%, 위약군 14%, 36%, 53%로 아목시실린 군이 높았고 첫 1주일 동안의 평균 진단 점수 또한 아목시실린군이 더 높았다.
 
청력 검사를 통한 급성 감염 징후의 지속 여부를 기준으로 한 임상적 실패의 4~5일 차 비율은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이 4%로 위약군의 23%보다 저조했다. 임상적 실패 비율은 10~12일에는 각각 36%, 51%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핀란드 투르쿠대학 Paula A. Tahtinen 연구팀이 임상적, 청각적, 고막운동검사를 통해 중이염으로 진단받은 6~35개월 319명의 소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7일 간 무작위로 위약-아목시실린을 투여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약물 복용부터 8일까지 부작용, 급성 중이염의 징후를 포함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한 치료 실패 시간과 치료 후 평가였다.
 
그 결과 항생제 치료의 실패율은 18.6%, 위약군 44.9%로 나타났고 두 군 간의 차이는 1~3일 차에서 항생체 치료 실패율 13.7%, 위약군 25.3%로 두드러졌다.
 
이 연령대의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설사는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군이 47.8%로 위약군의 26.6% 보다 높았고 기저귀 발진 또한 위약군(3.2%)보다 5.5%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급성 중이염 소아 환자에서 항생제 투여를 통한 빠른 회복을 확인한 이 두 개의 연구 결과가 풀리지 않는 임상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평론을 쓴 보스턴의대 Jerome Klein 교수는 연구에 대해 "급성 중이염이 치료 가능한 질환인가 하는 의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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