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치료효과 확립됐을 때 임상시험 가능
배아세포 특성 지녀 윤리적 문제 발생할 수 있어

질병이라 함은 특정 장기의 손상에 따른 기능소실로 정의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기능소실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의 한 방법으로 "다재 다능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소실된 장기를 재생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심혈관계 및 신경계 질환을 중심으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치료법 및 실험적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재생의학적 대안으로 소실된 장기의 재생을 통한 질환의 근본원인을 치료함으로써 완전한 개념의 치료를 이루려는 시도가 2000년대 들어 시작되어 있다. 기초 연구뿐 아니라, 동물실험, 그리고 더 나아가 일부에서 시작한 임상 시도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궁극적인 줄기세포 치료법을 실현하기 위해서 종교적, 생명-윤리적 문제를 최소화시키면서 환자에 대한 면역 거부반응 없이 효율적으로 개인에 알맞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확립하는 것이 오랜 숙원으로 남아 있다. 2005년 "황우석 박사 사태"로 촉발된 윤리적 문제와 "원천 기술 존재",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존재 논란으로 국내에서 다재다능 한 것으로 알려진 배아 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법 개발은 침체기로 인식되어 왔다.
 
2006년부터 일본과 미국에서 체세포의 재프로그램화 및 역분화를 통해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동일한 만능세포를 성인의 체세포로부터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배아"나 "복제"라는 개념이 아닌 대안 세포의 원천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줄기세포에 많은 관심이 모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동등하다고 여겨지는 역분화만능줄기세포의 잠재적인 3가지 임상적 응용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기 세포로 손상된 장기 치유하는 것이 목표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채취한 일반 체세포를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켜서 얻은 줄기세포를 다시 원하는 심장세포, 혈관세포, 신경세포 등등으로 분화를 시켜 자기의 세포로 손상된 장기를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법 또는 세포치료제라는 접근 방법이 궁극적이 목표다.
 
즉 체세포, 역분화, 분화의 3단계 과정을 거쳐 실제적인 환자의 질병치료에 이용하려는 노력이다. 크게는 2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1 자가세포를 이용하여 환자특이적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를 확립한 후 이용하는 방법 2 환자 발생 이전 미리 건강한 성인 또는 태아세포 유래 체세포로부터 역분화세포를 만들고 조직 특이적 세포로 분화시킨 후 얼려두었다가 일반적인 약물과 같이 치료제 형태로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포 치료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먼저, 일반적인 줄기세포 또는 세포치료법에 해당하는 문제점이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개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모든 신치료법은 치료자체의 안전성과 치료효과의 확립이라는 2가지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만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1) 원하는 세포로의 분화방법 정립 2) 원치 않는 세포의 제거방법 확립(미분화 줄기세포의 존재로 인한 종양형성방지목적) 3) 원하는 조직으로의 세포 전달 4) 기존의 조직에 있는 세포와 이식 또는 주입한 세포 간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조화 5) 자가 세포가 아닌 경우 면역학적 거부 반응 또는 주입한 세포에 의한 숙주 공격 (GVHD) 방지법 마련이라는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적인 성체 줄기세포 치료와 달리 특히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법이 극복해야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배아줄기세포가 가지는 윤리적 문제점은 회피할 수 있으나, 역분화 줄기세포 역시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능세포인 관계로 예상치 못한 윤리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법 또는 세포치료제가 가지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 역분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문제점들, 환자맞춤형 역분화 만능줄기세포의 경우 반드시 역분화 과정에 이어 조직 특이적 분화 과정이 필요한 관계로 질병이 발생한 시점에 바로 사용할 수 없어, 급성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다양한 면역형을 가지는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여 미리 면역형 별 줄기세포 은행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일한 질병이라도 유전적 배경이 서로 다른 여러 환자들에게서 발생하기도 하고, 동일한 유전적 배경으로 인해 여러 환자들에게서 발생하기도 한다.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여러 경우의 수를 시험관 내에서 검증할 수 없어 실제로 수 조원의 신약 개발 비용을 소비한 후 3상 임상시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발현으로 개발 포기한 사례가 흔히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한계점과 관련해 질병 또는 환자특이적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하여 특정 조직으로 분화를 유도할 경우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세포와 동일한 세포를 실험실 내에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라 하겠다. 기존 동물을 이용한 질병모델링과 질병의 병태생리학 연구의 한계점을 뛰어 넘어, 인간, 특히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을 시험관 내에서 대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 십만개의 화합물 라이브러리 또는 새로 합성한 화합물을 이용한 일반적인 신약개발과정에서 극복하기 어려웠던 문제점들로는 1) 유전적 특성이 다른 개개인별 반응의 차이 검증, 2)간독성과 심장독성의 검증 등이 까다로운 문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사람의 심장세포와 간세포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종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불멸화 세포주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생체 내 실험은 주로 동물실험을 통해 전임상 결과를 획득해왔다.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할 경우 여러 종류의 조직세포로 분화시킨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 하여 한 번에 광범위한 약리학적 특성과 독성 검증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시험 보다 줄기세포에 대한 이해가 먼저
 
신치료법 개발 또는 신약개발의 과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기초과학적 지식과 전임상 시험 그리고 최종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능을 검증한 후 하나의 치료로 정립 된다. 특히,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무분별한 임상적 적용 시도에 앞서 보다 광범위하고 주의 깊은 연구를 통하여 줄기세포의 유도-분화 그리고 선별에 관한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겠다. 줄기세포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그 역사가 짧아, 우수한 연구 두뇌를 바탕으로 신흥 과학강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우리나라에게는 큰 기회의 분야라 하겠다. 그 중에서는 특히 역분화 분야는 이제 겨우 3~4년의 연구 역사 밖에는 축적되어 있지 않은 분야이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난치-불치의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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