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부문 업데이트

당뇨병 진단·치료 이슈
- 516호(2월15일) 당화혈색소 기준논란 / 529호(5월 24일)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 535호(7월 12일) 로시그리타존 위험


올해 1월 미국당뇨병학회(ADA)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당화혈색소(A1C)를 당뇨병 진단기준에 포함시킨 것이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전부터 A1C를 진단기준으로 할 수 있는가 자체도 문제가 됐지만, A1C가 진단기준 된 이후 A1C 조절 타깃을 어디로 정할지도 논란이 됐다. ADA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조절 타깃은 7%였지만, 7% 이하로 조절하는 공격적인 전략 검증을 위해 진행한 ACCORD, ADVANCE, VDAT 등 대규모 연구들에서는 A1C 타깃을 6.4%, 6.5%%, 6.9%로 했으나 사망률 증가로 인해 조기 종료됐거나 예상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특히 ACCORD 연구는 공격적인 전략에 대한 효과를 확인시켜준 연구로,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환자에 따른 A1C 조절전략, 즉 환자 맞춤치료에 무게를 싣게 된 계기가 됐다.

이 논란은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이어졌다. ADA가 A1C를 가이드라인에서 진단기준으로 포함시켰지만, 측정기준이나 타당도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A1C 기준이 ADA의 기준인 6.5%보다 더 낮게 측정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구들에서는 6% 또는 5.8%에서 기준인 6.5%보다 민감도, 특이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가별 맞춤치료라는 견지에서 국내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적합한 1차 치료약물을 선정하기 위한 PEAM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현재 1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메트포르민이 국내에도 적합한가를 글리메피라이드, 로시글리타존과 함께 비교한 것으로, 메티포르민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바 있다. 이를 근거로 바로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국내 특화를 주제로 진행된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학술적인 논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로시글리타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PEAM 연구가 발표될 때부터 로시글리타존의 안전성에 대한 경고서한이 발표돼 연구의 제한점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던 로시글리타존 안전성 문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국 퇴출되게 됐다. 로시글리타존(rosiglitazone)의 심혈관 위험도를 지적한 클리브랜드클리닉 Steven Nissen 박사의 연구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안전성 문제에 대한 벽을 넘지 못한 것. 로시글리타존의 대체로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일부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 역시 안전성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티오졸리딘지온(thiazolidinedione) 계열 자체의 안전성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항응고제 시장 지각변동 전조
- 517호(2월 22일) 항응고제 issue / 539호(8월 16일) 정맥혈전색전증 / 551호(11월 22일) AHA review



미국심장학회(ACC), 유럽심장학회(ESC), 미국심장협회(AHA),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 이르기까지 주목을 받은 부분은 와파린과 클로피도그렐로 정의되던 항응고제 신약에 등장한 신약들이었다. 이미 작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아왔던 약물들은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바이엘 헬스케어의 자렐토(리바록사반), 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란타(티카그렐러)였다. 특히 클로피도그렐의 특허 종료가 분기점으로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가운데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한 연구에서 비용효과적으로 우세를 보이며 유럽, FDA에서 승인을 받아 와파린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 클로피도그렐과 리바록사반은 어두운 전망을 보였다. 클로피도그렐은 특허가 만료된 상황에서 용량확대를 통해 재도약을 꿈꿨으나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고, 리바록사반은 와파린과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다비가트란에서는 뒤쳐져 앞으로의 시장 점유 경쟁에서 우세를 점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한편 심부전 치료에 있어서는 에플레레논과 네시리타이드 등 치료제들이 출시 후 난국을 적응증 확대 및 안전성 확인을 통해 타개하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학계에서도 정형외과, 혈관외과, 혈액종양외과 교수들이 모여 혈전연구회를 창립해 정맥혈전색전증(VTE)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VTE의 예방, 치료제인 항응고제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VTE는 혈전이 폐동맥의 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치명적이지만 예후 없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VTE는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늘어난 노인환자의 정형외과 대수술과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수술 후 모니터링 역시 필요해지면서 담당 외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근이 필요해진 상황이 혈전연구회의 창립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VTE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것임과 동시에 항응고제 시장이 확장될 잠재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항응고제 신약들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회적 이슈를 논하다

만성질환의 근원인 비만을 관리하라
- 512호(1월 18일) 세계는 "살과의 전쟁 중" / 527호(5월 10일) 건강의 적 "비만", 치료는 사치 아닌 "생존" / 550호(11월 15일) 소아 비만관리, 건강한 미래의 첫걸음


2010년에도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비롯한 여러 질환들의 위험요소로 지적받으며 사회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함이 강조됐다. 우리나라 5대 사인에 꼽히는 뇌혈관질환, 심질환, 당뇨병 모두의 위험요소인 비만의 유병률은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1998년 26%에서 10년만에 30.7%로 증가했다. 게다가 최근의 연구들은 암과의 연관성을 제시해 비만관리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비만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보건학적 문제로 커져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소아 비만의 유병률이 성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만관리 정책은 학생때부터 시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리에 무게를 두는 것은 성인과 다르게 소아 비만환자의 약물처방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다. 소아의 특성으로 인해서 약물치료를 통한 체중감소와 함께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하고, 고도비만 치료약물 역시 최근 안전성 문제로 사용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소아때부터의 생활습관 개선이 이후 성인들의 순응도로 이어진다는 연구도 소아청소년 시기의 비만관리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에 외국의 경우 학교생활에서의 운동량 관리, 패스트푸드에의 세금부가 등을 통해 운동량과 영양섭취 관리의 큰 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1월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 개정안을 발표하고, 학교생활에서의 소아청소년들 비만관리에 대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치료가 필요한 성인 비만환자들이 제대로된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아직 비만치료가 급여항목이 아니기 때문으로,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고 말하는 반면, 의료계에서는 중증의 고도비만환자부터라도 단계적인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저소득층에서의 비만율이 가장 높지만 상대적으로 치료의 문턱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등에서는 고도비만환자의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우리나라가 연다
- 545호(10월 4일) 임상시험용 세포치료제 가이드라인 발표



세계적으로 난치병 치료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세포치료제 개발에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세포치료제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임상시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임상시험부터 제품화에 이르는 길이 멀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생물의약품발전협의체와 공동주관으로 세포치료제 워크샵을 개최, FDA, EMA보다 먼저 임상시험용 세포치료제 가이드라인, 비임상 시험기준(안)을 제시했다. 이는 화학약물과 다른 세포치료제에 적합한 개발기준을 통해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나아가서 산업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기준에서는 1상과 3상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 특징으로 임상시험 시 필요자료량과 소요시간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면역체계의 안전성 문제의 비중이 큰 자가세포치료제가 가장 큰 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이후 줄기세포에 대한 가이드라인 작업도 진행 중이다.


갑상선암 수술, 5mm가 결정한다
- 552호(11월 29일) 감상선암 수술 5mm가 가른다



대한갑상선학회가 2007년에 발표한 "갑상선결절 및 암진료권고안"을 개정, 발표했다. 이번 개정 권고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은 5mm 이하의 암, 양성종양에 대해서는 조직검사 등 추가적인 진단행위를 하지 말고 관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예후가 좋고 진행속도 빠르지 않은 갑상선암이지만 경부 초음파검사 등의 확대로 2007년 유병률 조사에서 자궁암과 유방암을 제치고 1위의 유병률을 차지할 정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임과 함께 종양·결절 제거 수술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술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술이 결절제거를 통한 합병증, 내분비기관 제거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권고안에서는 5mm 이하의 종양·결절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이번 권고안이 불필요한 수술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 함께 권고안에서는 진단과 수술에 대한 기준들도 제시하고 있어 증가하는 유병률 속에서 효율적인 도구로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에이즈 편견, 언제까지
- 553호(12월 6일) 만성질환 된 AIDS, "죽음의 병" 편견은 아직도


"세계에이즈의 날"에는 에이즈에 대한 예방과 검사, 장기적 관리와 함께 늘 사회적인 편견 해소가 강조된다. 칵테일요법(HAART)을 비롯해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됐고, 내성 역시 어느 정도 보완되고 있어 불치병에서 만성질환 수준으로 내려온 에이즈지만 사회적인 편견은 여전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의를 맞아 외국어 교사에 대한 에이즈 검사문제가 지적될 만큼 우리나라에서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은 뿌리깊에 남아있었다. 또 국내 에이즈 검진 시스템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빈약한 감염학 기초연구 문제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에이즈학회은 "국내 HIV 감염진료지침(안)"을 발표해 국내 치료 전략의 기틀을 제시하는 한편 국내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 해소를 재차 강조했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독일 연구팀의 에이즈환자 완치사례가 보고된 만큼 에이즈 완치와 함께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인 평등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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