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디슨 인수권을 손에 쥐었다. 이에 따라 의료·헬스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삼성그룹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를 열고 사모펀드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3호와 메디슨 지분 43.5%를 인수하는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의료 진단기기 부품업체 프로소닉 지분 100%도 함께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삼성종합기술원과 함께 300여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당뇨·간·콜레스테롤·심장·신장 질환 등 19개 검사항목을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기를 내놓으며 의료기기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디슨 인수를 통해 영상의료기기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신성장 동력의 주축인 ‘헬스케어’ 사업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인수 경쟁을 벌인 SK그룹은 지주회사 요건 때문에 발목이 잡혀 중도에 메디슨 인수를 포기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도록 돼 있지만 현재 칸서스가 보유한 메디슨 지분 43.5% 가운데 15.19%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매각이 금지돼 있는 상태다. 삼성 측은 이 같은 가처분 해결을 전제로 인수에 합의했다.

한편, 메디슨은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인 이민화씨를 비롯한 카이스트 출신 연구원들이 1985년 설립한 초음파 진단기기 전문업체로 국내 의료기기 벤처 1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3차원(3D)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했다.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서 7%의 점유율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지멘스, 일본 도시바에 이어 5위다. 메디슨은 지난해 매출액 2073억원,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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