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병원" 구축을 위해 병원과 통신사 간 결합이 대세다.

아이폰,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의 대유행에 이어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각각의 기기와 결합한 KT와 SKT, LG U+ 등의 세 통신사가 병원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은 계약을 따낸 곳이 아이폰의 유행과 함께 이어진 KT다. KT는 올 4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9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의료진에게 아이폰을 대거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9월 전남대병원, 11월 한양대의료원, 12월 이화의료원 등이 뒤따라 모바일 병원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12월에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 어플을 공동개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계약 내용의 핵심은 모바일 병원 구축이다. 우선 원내에 무선인터넷과 무료 통화를 위한 통신망을 설치하는 동시에 "Mobile EMR"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병원 업무의 모바일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의료진과 환자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의료정보 시스템에 접속해 환자 정보와 검사결과, 처방 내역, 간호 기록, 병원 내 의약품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찾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재원환자, 검사결과 및 처방내역·수술환자 조회 등의 기능을 탑재, 의료서비스 품질과 업무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향후 아이패드 등과 접목해 추가적인 PACS 구현 등이 편리해지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KT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스마트폰의 열풍으로 산업의 흐름이 바뀌게 됐고, 의료시장도 그 영향을 받게 됐다"며 "몇군데 병원들과 더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으며, 내년에는 관심갖지 않고 있던 병원들까지 따라올 것"으로 내다봤다.

SKT의 경우 갤럭시S를 선호하는 병원 위주로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고려대의료원이 직원에 2000대 지급한 소식에 이어 삼성의료원이 전 직원 도입이 가장 큰 계약체결이다. 삼성의료원은 삼성전자와 갤럭시탭을 활용한 의료 환경 접목에도 시범도입된 상태이며, 7월 경북대병원, 8월 충남대병원, 첨단종합병원에 이어 11월 조선대병원 등도 SKT와 MOU를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KT와 유사하다. 모바일 의료솔루션을 도입하고, 병원내 무선인터넷망 구축 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다른 것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 공급에 있다.

SKT 관계자는 "기존 진료시스템에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며 "의료진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환자의 의료기록을 확인하고 진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실적이 저조한 만큼, 계약을 맺은 병원이 많지 않았다. 백병원과 명지병원 두 곳이었다. 백병원의 계약 내용은 다른 통신사와 유사하며, 네트워크를 보유한 백병원의 네트워크를 엮는다는 것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다.

명지병원의 경우 특이한 결합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중소병원 2600여개를 타깃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병원간 정보 교류가 가능한 클라우드 HIS 시스템과 PHR(Personal Health Record)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시스템 구축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병원에 저비용에 고도의 의료시스템 이용이 가능한 클라우드 HIS를 통해 EMR을 구축하는 효과를 준다는 설명이다.

명지병원측은 "환자 개인이 평생 진료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PHR을 지원하게 되며, 2만 5000여 개원의원으로 확장하고 해외시장 공략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여러 가지 계획되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프로그램들을 전국 의료기관으로 확대해 나가고, 국내외 대형병원과도 협업 모델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병원·직원은 비용부담…활용도 고민도 필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각 통신사 선택의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예측하는 대로 기종에 따라 선호가 엇갈리게 된다. 아이폰이 미국에서 의료에 접목해 쓰이는 사례가 많이 발표됨에 따라 아이폰에 대한 계약이 다소 앞섰으며, KT가 각 병원의 보직자를 만나고 홍보를 하는 것도 한 몫했다.

KT와 계약을 체결한 한 병원 관계자는 "우선 아이폰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원내 계약대수에 따라 환경 구축이나 무료 어플 개발 등의 이점이 있다"며 "통신사로서는 유무선인터넷 사용요금과 모바일 병원 구축시 모든 직원들이 해당 통신사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정 통신비가 산출되며, 출장소가 병원에 나와있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아이폰 계약대수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T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갤럭시S에 이은 영업에 이어 갤럭시탭에 따른 영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SKT를 눈여겨 볼 부분은 내년 주력사업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대형병원과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사업추진을 위한 전문 별도법인을 내년중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병원들과 함께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LG는 아직 저조하지만 헬스케어에 확장하려는 욕심이 많은 만큼 해볼만한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LG와 계약을 체결한 한 병원 관계자는 "LG는 아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해볼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다른 통신사에서는 할 수 없는 서비스들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와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 선정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고민하고 있는 한 병원 관계자는 "통신사 배불려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알아보고 있지만, 기기 구입비용을 병원 또는 직원들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과정이 문제시된다"며 "더욱이 기본료 자체도 스마트폰은 올라간 만큼 비용 부담 상승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모바일병원 역시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나아가 각종 아이패드, 갤럭시탭을 활용한 의료환경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아이폰의 선호가 더 많았던 만큼 아이패드가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과 가운크기에 딱맞고 아이패드보다 가벼워 갤럭시탭이 보다 적합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른 병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들 다 해야 하니 어쩔 수 밖에 없는 것 같으며,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갈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 "단순히 도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병원이나 통신사 양측에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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