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수술… 합병증·검진비용 커 오히려 악영향

▲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자리매김
- 남성도 방심할 수 없어

갑상선암은 2007년 유방암, 자궁암을 제치고 여성 암 1위를 차지하며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남성일 경우 검사조차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 실제로 갑상선암이 남성에 비해 여성의 비율이 3~4배 더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갑상선암의 치료에 있어서는 남성이 재발과 전이가 더 쉽게 이뤄지고 신체 특성 상 발견이 어려워 여성과 비교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누적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1999~2007년 우리나라 남성들의 5대 암(위암·폐암ㆍ대장암ㆍ간암ㆍ전립선암)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또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 수술 후 암 세포 제거를 위한 방사성동위원소치료실(RI방)을 이용하고 있는 1002명의 환자 분석 결과, 고용량의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이 3명 당 1명 꼴로 나타나 남성들의 갑상선암 악성도가 높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암이라는 인식에 가려져 있지만 남성 환자들 또한 갑상선암의 치료와 검진에 있어 각별한 주의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녀를 통틀어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갑상선암 환자수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의 2010년 상반기 진료비 통계 분석 결과 2005년 남성 6750명, 여성 4만3683명이었던 갑상선암 진료인원은 2009년 남성 1만9550명, 여성 11만5923명으로 남녀 모두에게서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갑상선암 총 진료비는 2005년 380억, 2006년 550억, 2007년 800억, 2008년 1천억, 2009년 1300억에 이어 2010년 상반기에 814억을 돌파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 한 것으로 갑상선암의 총진료비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7.9%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현재 갑상선암의 증가 추세에 대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부 초음파 등의 건강검진이 확대되고 검사의 정확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교적 흔한 갑상선 결절을 발견하는 확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초기 갑상선암 뿐 아니라 말기 갑상선 암도 증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단순히 건강검진의 확대로 인한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파악하지 못하는 발병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증가하는 수술 속 정확한 의학적 판단 기준 없어
 
이처럼 가파른 갑상선암 수술의 증가에 대한 논란은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조기 검진과 진단, 치료가 가장 우선으로 권장되는 다른 암들과 달리 갑상선암의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증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종양의 크기다. 1cm 혹은 5mm 이하의 갑상선암 결절의 무조건적인 제거가 의학적으로 안전한지에 관한 정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암이나 결절이라는 진단을 받고 불안에 떠는 환자를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기준을 가지고 경과를 지켜보자는 말로 설득해내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실제 임상의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이유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와 병원 측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갑상선암 수술이 폭발적인 증가세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수술은 질환의 진행여부에 대한 분명한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암이라는 이유로 내분비기관의 일부분을 섣불리 제거한 후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등의 문제를 유발할 뿐 아니라 수술의 합병증, 환자들의 추가 검진비용, 국가 총진료비의 증가로 이어져 환자 뿐 아니라 국가에도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늘어난 환자를 감당해 내지 못하는 병원의 시스템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갑상선암 환자, 관찰 추적 검사와 같은 간단한 검사만 필요한 환자 모두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갑상선암 수술이 제일 많이 행해지는 세브란스 병원, 서울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현재 갑상선암 수술 대기시간은 짧게는 2개월에서 최장 12개월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