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갑상선학회 송영기 이사장


▲진료지침에 따른 수술 남용 방지에 기대
대한갑상선학회 송영기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 송영기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질병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지난 15일 갑상선결절 및 암 치료 권고안이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에 모두 보도되었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정확한 사실 전달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개정된 진료 지침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진료 지침을 통해 알리려고 했던 것이 있다면?
질병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언론에서는 “최소”만을 강조하다 보니 환자들이 엽절제술을 시행하는 의사만을 신뢰하려고 한다. 갑상선암의 치료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전엽제술 중앙 경부 림프절 절제가 기본 방침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내분기관의 절제로 인해 수술 후 합병증 발생 비율이 40% 이르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피막 침범이 없고 가족력이 없는 등 그 외 다른 위험인자가 없을 경우에 한해서 엽절제술을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최소한의 절제인 엽절제술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 FNAC 시행에 있어 5mm 라는 특정 크기가 추가 진단의 기준으로 제시되었다. 그 이유는?
갑상선 암의 예후에 있어서는 갑상선 결절의 크기가 중요한 지표다. 현재 갑상선의 유일한 마커는 크기로 그동안에는 촉진으로 검진이 어려운 1cm 이하의 결절 또는 암의 예후에 대한 연구가 별로 없었다. 10년 사이에 검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1cm 이하 결절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확보되었고 1cm 이하 결절 중에서도 특히 5mm 이하와 6mm 이상에서의 재발률의 차이가 나타났다. 5mm의 경우 10~15년 사이의 재발 가능성은 2% 정도로 재발이 거의 없지만 6mm 의 재발률은 이보다 높아 1mm 의 크기 증가가 현격한 재발률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생물학적 행동이 차이를 보이는 5mm를 추가진단의 기점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미국갑상선학회는 고위험군에서 초음파 검사 상 악성의 소견이 보이더라도 결절의 크기가 5mm 보다 클 경우에만 FNAC를 시행하도록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한국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1cm 이하의 결절이 많은 갑상선유두암의 발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 일 수 도 있다. 특히 FNAC 분야에 대한 한국의 수준이 높아서 FNAC에 관한 연구 결과는 출처가 다 우리나라일 정도로 갑상선 암의 치료와 진단 부분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 진료 지침 개정안의 특징과 의의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국은 갑상선유두암의 비율이 높고 재발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예후인자 BRATV600의 비율이 서양보다 높다. 이 예후인자가 어떤 유병특성을 보이는 지에 대해서 별다른 보고나 연구에 의해서 나타난 차이점은 없지만 검진이 어려운 미세암의 분포가 높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리와 추적 검사 기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꾸준한 갑상선 암 환자 증가로 치료와 수술이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초음파와 같은 검진이나 치료가 남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보편적으로 흔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면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적당한 선에서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보존되고 사회경제적 발생비용도 줄이면서 치료 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는 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진료 지침은 어디까지나 학회차원의 권고사안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론을 통한 홍보를 통해 환자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제대로 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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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지침에 따른 영향
- 수술 남용 · 방지 비용 감소효과 기대

이번 갑상선결절 및 암 치료 권고안은 일부 의료진이 확실한 의학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가 시급하지 않은 결절을 발견, 환자들의 부가적인 진료비 부담과 공포를 유발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의료계에서의 자제하는 움직임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의학적 견지에서도 2009년 미국갑상선학회 진료 지침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최신 지견을 발 빠르게 수용했고 갑상선유두암의 비율이 많고 재발 가능성이 높은 한국의 특성을 반영하여 일부 지침에 있어서는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의학적인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나 의료 기관과의 협력이 결여된 학회 차원에서의 진료 지침이 실제 임상의와 환자들에게 얼마만큼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미 무조건적인 수술 대신 진행 가능성을 지켜보며 치료하자는 움직임이 곳곳에 있었던 것과 달리 값비싼 초음파 진료 등으로 의학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들을 진단하여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은 의료진의 잘못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늘어나는 숫자나 현상만을 보도하여 불안감을 조성한 미디어, 너도나도 병원으로 달려간 환자들 또한 현명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초기 갑상선암 외에도 가장 치료가 시급한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동위원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병실의 부족과 경제적 부담, 대기인원으로 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의료계와 정부는 단순히 진료 환자의 증가와 재정부담 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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