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식학회 학술대회, 장기기증 활성화 활발한 논의 진행

"욕도 먹고 멱살도 잡히고…"

임상의들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가족의 죽음으로 감정이 격해진 환자의 보호자 앞에서 장기기증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과 문화적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인해 한 번의 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이 활발하지 않다. 때문에 많은 부분을 수입이나 생체 이식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최근 열린 대한이식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장기이식과 관련한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발표와 집중 토론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화성중앙병원의 조재우 진료부장은 개원가부터 뇌사자가 있지만 실제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중소병원, 뇌사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임상의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했다. 또 낮은 인식으로 인해 뇌사자 신고방법 절차를 알지 못해 뇌사자 장기 기증을 놓친 실제 사례를 소개하면서 먼저 의료진들의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그 외에 공여 의료기관의 수익 손실. 공여자 측의 비용 부담 증가와 같은 체계의 문제, 유교적 가치관과 장기기증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환자 설득의 어려움 등을 장기기증 활성화의 체계적 정서적인 걸림돌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료인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드라마·영화 등 멀티미디어를 통한 홍보, 발생기관과 기증이 이루어진 병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좌장인 계명의대 조원현 교수는 이런 부분을 태스크포스를 통해 해결할 예정이라며, 실제 KBS와 함께 하는 장기기증 캠페인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뇌사자의 사망을 최종 선고하는 뇌사판정 절차에 관련한 문제점도 논의됐다. 강동성심병원 송홍기 신경과 교수는 뇌사판정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서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무산되어 버리는 점을 지적했다.뇌파 검사 포함 여부는 국가에 따라 달라 뇌사자 판정에 있어 꼭 필수적인 항목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신체적 손상이 너무 심해서 뇌파 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나 1차, 2차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마지막 절차인 뇌파 검사에서 판정이 나지 않아 기준에 부합할 때까지 검사를 하는 동안에 뇌사 판정을 받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되어 뇌사 판정의 절차에 있어 뇌파검사에 대한 의료적, 법적인 토의의 필요성이 나타났다.

전남의대 소아혁관이식외과 정상영교수는 이와 같은 절차적, 제도적 어려움 속에서도 돈이 없어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었던 심포지움은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계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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