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을 갖고 태어난 러시아 아이가 우리나라에서 건강을 찾아 고국으로 돌아가게돼 화제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태어난 빅터(Viktor B, 남, 생후 10개월)는 출생할 때부터 트리처콜린스 신드롬 (Treacher Collins syndrome)으로 호흡하기가 힘들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 러시아 의사로부터 살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신드롬은 선천적으로 광대뼈, 위턱뼈, 아래턱뼈의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새나 물고기 모양의 얼굴을 가지게 되고, 심하면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는 선천성 안면기형 질환이다.

빅터의 부모는 아기를 살리고자 모스크바 종합병원에서 지난 1월 수술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성장 발달의 장애를 포함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계속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할머니 다마라(Damara, 51살)와 어머니 다치아나(Dachiana, 34살)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의료선진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게 된 것.

소아성형외과 김석화교수팀은 8월 23일 병원을 방문한 빅터와 가족들을 만나 힘든 여건이지만 수술을 결정하고 8월 31일 하악골신장술(Bilateral mandibular distraction osteogenesis, 아래턱뼈를 잘라서 점진적으로 턱뼈를 늘려서 앞으로 빼내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아기는 호흡곤란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고, 턱을 고정해 주는 장치를 달고 러시아로 돌아갔다. 이러한 사연이 러시아 방송에 소개되면서 러시아 사할린 정부에서 이후 환아의 치료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턱에 고정한 장치를 빼기 위해 지난달 25일 다시 병원을 찾은 빅터는 11월 3일 장치제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며 곧 퇴원할 예정이다. 지난 11일에는 러시아 사할린정부에서도 주지사를 포함한 방문단이 빅터를 위문하고, 한국의 우수한 의료수준과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김교수는 "이 질환은 1만명 중에 1명에서 나타나는 희귀한 질환 중에 하나인데,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수술경험이 풍부해야 수술이 가능하다"며, "빅터의 보호자들은 한국의 높은 의료기술과 치료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으며, 빅터도 이후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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