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검진 내시경 질평가 결과가 서면·현장평가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보고된다.
이 사업은 국가 차원서 내시경 수검자에게 양질의 검진을 제공하는 동시에 검사과정의 표준화와 정확성을 높여 검진기관 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 지난 2008년 종합병원, 지난해 병원, 올해는 의원급을 대상으로 위암 1656기관, 대장암 1295기관에 대한 서류와 현장실사(10%)를 모두 마쳤다.

평가는 어떻게 구성됐나
이번 평가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주도적으로 참여 개발한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평가 도구"를 통해 진행됐다. 이 도구는 지난해 300여 곳의 의료기관 현장평가에서 유용성이 확인됐으며, 지난 10월초까지 시행된 의원급 평가(서류 1400여 곳, 현장평가 240곳)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의원급 평가의 경우 병원급 기준과 달리 의원급에서 시행이 가능하도록 항목을 조정, 탄력적으로 적용됐다. 또한 1995년 제정 사용하던 내시경관련 소독지침을 의료진의 높아진 의식 수준을 반영, 현실성있게 보완 개정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김창덕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고려의대)은 "평가기준은 합리적인 점수산정이 가능하도록 논의 구성했으며, 국내외에서 중요지표로 알려진 질관리 지표를 도입, 국내 실정에 맞게 객관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평가는 인력·시술과정·시설·성과·소독항목 등 크게 5항목으로 구성, 검사를 시행함에 있어 일선 의료기관에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환자안전을 확보하고 내시경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 항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동수 국가 조기암 내시경 질평가 TFT위원장(한양의대)은 "내시경은 의사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고, 전문성은 적절한 수련이 필요로 한다. 인력평가는 수련교육 유무와 내시경관련 연수교육에 중점을 두어 평가한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우리나라 의사는 의료법에 따라 누구나 내시경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시경교육을 받지 못한 일부 개원의들을 고려해 일정 자격을 갖춘 교육자가 내시경 관련 교육을 할 경우 기준을 인정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과정평가는 시술중에 환자의 안전을 어느정도 확보하는가에 두었다. 사전설명이나 동의서의 시행여부, 시술전 검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약제나 질병력을 확인하도록 했다. 두 항목은 의료현장에서 대부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문서화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학회와 TFT에서는 환자 위험상태를 평가하고 기록화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세부사항을 보면 위내시경검사는 십이지장 제2부까지 삽입, 대장내시경은 대장 끝까지 삽입한 것을 사진으로 입증토록 했다. 의식하 진정내시경(수면 내시경)은 개원가에서 흔하지만 국가암검진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옵션으로 평가했다.

시설평가(병원급 20점, 의원급 10점)는 화질 측정과 적절한 공간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성과항목은 내시경검사후 작성하는 별도의 결과보고서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소독은 지정된 소독약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시경기기를 세척하고 사용하는 가에 주목했다.

한 위원장은 이러한 평가들은 기준을 도출한후 평가대상자인 개원가에 의견을 구한후 형평에 따라 항목을 조정한 것으로, 이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여러차례 평가를 받지만 의원급은 그렇지못함 점을 감안하여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원가에선 여전히 불만
그러나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개원가를 대표하는 단체인 위장내시경학회·검진의사회·대한개원내과의사회 등은 소독을 하지 않고 좋지않은 환경에서 내시경을 하면 결국 환자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고 전제하고, 잘하고 있는데 왜 높은 기준을 적용하여 평가를 하냐는 입장에 있다. 즉, 학회나 개원가 모두 내시경 검진 질평가는 인정하면서도 평가 기준에 대해선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한 위원장은 암검진 질평가 목표는 국가가 많은 예산을 들여 암사망률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므로 평가는 필연이라고 밝히고 이해를 당부했다.

내시경에 관한 표준 제시는 기득권 추구가 아닌 제도의 발전으로 보아야 하며, 이는 곧 내시경과 관련한 다양한 영역에서 질향상을 가져와 결국 국민이 수혜를 입게 된다는 것이 한 위원장의 판단. 반면 개원가에서는 TF에 참여하여 기준을 완화토록 했지만 만족할 수준이 아니어서 평가기준 완화와 내시경검진수가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덧붙여 개원의 의견 수렴 과정없이 일방적 추진, 3차 의료기관 기준으로 작성된 가이드라인, 까다로운 평가 기준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회는 개원가와 논의를 거쳐 함께 기준을 만든 것이라는 입장에서 내시경 검진 질 향상이라는 목표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을 더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창덕 이사장은 "대학병원 내시경 검진은 가산율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 않고 숫자도 적다.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환자확보 싸움은 말도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며, 내시경 질의 향상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월 내시경검진의 질향상의 디딤돌이 될 가이드라인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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