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통점 항목 삭제해 진단률 향상 기대


미국류마티스학회(ACR)가 1990년 처음 진단 기준을 제정한 이후 20년 만에 압통점을 제외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발표했다. 기존 진단 기준에서 압통점 등 보편적인 평가가 어려운 항목을 삭제해 임상의들이 더욱 쉽고 빠르게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진단 기준은 3개월 이상의 다른 질환으로 설명할 수 없는 통증 지속과 11~18가지의 지정된 기본 압통점을 진단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4Kg의 압력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압통점의 기준이 애매하여 실제 진단의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4kg의 압력으로 압통점을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구비한 병원이 많지 않은데다가 다른 모든 진단 기준을 통해 섬유근육통이 확실한데도 압통점의 개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도 발생했고 무엇보다도 중추 신경계의 감각 이상으로 인한 통증을 단순히 근육 이상에 한정해서 접근하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있었다.

1990년 당시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5%의 섬유근육통 환자들이 압통점으로 인해 진단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한 피로, 정신 혼란, 망각, 수면 장애 같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섬유근육통의 다양한 주요 증상들을 포함되지 않았다.

2010년 5월 새롭게 개정된 진단 가이드라인은 압통점이 진단 기준이 제외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통증을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7군데 이상의 전신 고통 지수(Wide spread pain index), 증상 심각도, 3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통증을 진단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전남대병원 이신석 교수는 압통점이 빠진 진단 기준이 전체적인 다양한 증상을 종합하여 임상적으로 섬유근육통이라 진단될 경우 압통점의 개수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지 압통점이 진단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압통점이 제외되어 더 간단해진 진단 기준을 통해 섬유근육통의 진단과 질환에 대한 인식 증진을 기대했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의 김용철 교수 또한 1990년 진단 기준이 섬유근육통의 다양한 증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과 일상 생활의 정도를 묻는 섬유근육통 진단 설문지(Fibromyalgia Impact Questionnaire: FIQ) 문항을 통해 우울함과 피로감, 수면 장애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임상의와 진료 상황에 맞는 진단 기준을 선택하여 사용할 것을 권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약제 보험급여에 사용하는 기준은 1990년 ACR 진단 기준으로 11개 이상의 압통점이 기준으로 적용되며 3개월 이상 전신에 걸친 통증, 섬유근육통 진단 설문지(FIQ) 점수가 40점 이상 , 시각척도 (Visual Analogue Scale) 가 40mm 이상인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화이자는 섬유근육통 진단을 돕고자 급여기준에 맞춘 진단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류마티스학회 홈페이지와 한국화이자제약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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