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개선 환자 절반에 불과…병용 약물 치료 연구 활발해져야

섬유근육통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운동과 인지요법을 병행하는 비약물 치료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전반적인 통증과 피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섬유근육통의 주된 치료방법으로 이용된다. 약물 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증상을 개선한 후 운동이나 인지 요법 치료같은 비약물 요법을 병행할 수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통증 뿐 아니라 피로나 수면장애 면에서도 부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섬유근육통은 통증 억제 물질의 혈중 농도가 낮고 뇌척수액에서의 통증 전달 물질은 증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약물 치료 기전은 이와 같은 통증 전달 물질의 차단 또는 통증 억제 물질 활성화와 관련되어 있다.

현재 섬유근육통의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은 항전간제 계열인 화이자社의 프리가발린(제품명 리리카), SNRI계열의 항우울제인 릴리社의 둘록세틴(제품명 심발타)과 포레스트 레보러토리즈社와 사이프레스 바이오사이언스社가 공동 판매 중인 밀나시프란(제품명 사벨라) 3 가지다.

2007년 처음으로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한 프리가발린은 통증 전달 물질을 차단하여 통증을 완화한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유사체인 프리가발린은 중추신경계의 전압개폐칼슘통로(voltage-dependent calcium channels)의 아단위인 알파2델타에 결합하여 신경 말단의 칼슘 유입을 감소시킨다. 또한 글루타메이트, 노르아드레날린, P물질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감소시키고 양에 따라 글루탐산데카르복실라아제 활동을 증가시켜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GABA의 수치를 높여 통증을 완화한다.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재흡수억제제(SNRI) 계열의 항우울제 약물인 둘록세틴은 2008년 FDA의 승인을 받았다. 중추성 통증 억제에 대한 둘록세틴의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중추 신경계의 통증 억제 물질인 세르토닌과 노르피네프린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르토닌 수용체인 5-HT와 놀아드레날린 운반체의 선택적 재흡수억제로 통각을 조절해 통증을 완화한다. 같은 SNRI계열의 약물인 밀나시프란은 1:3의 비율로 세르토닌과 노르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며 양쪽 신경전달물질 모두에 작용해 균형을 맞춘다. 때문에 우울증과 FMS 치료 모두에 효과가 나타난다.

한국에서의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약물은 리리카 하나로 삼환계 항우울제 또는 근골격계 질환에 수반하는 통증의 증상 완화에 사용할 수 있는 근이완제를 적어도 1개월 이상 사용 후 효과가 없을 시 투여 할 수 있고 호전이 있는 경우 기간에 상관 없이 지속 투여가 가능하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아미트리프틸린,노르트리프틸린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는 섬유근육통으로 확진하고 투여할 경우 요양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둘록세틴과 밀나시프란의 주요 부작용은 오심, 변비, 다한증 등으로 다른 세르토닌 작용 기전의 약물 복용 시 상호 작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밀나시프란은 둘록세틴의 비해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둘록세틴은 CYP2D6 활성을 저해시킬 수 있고 트라마돌과 복용할 경우 트라마돌의 부작용을 증가시키거나 통각 상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 밖에 많은 약물들이 경험적 근거 또는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섬유근육통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물 중 일부는 FDA의 적응증을 추가하고자 시도 중이다. 지난 8월 재즈 파마슈티컬社가 중추신경계 억제제 소디움 옥시베이트 (Sodium oxybate)로 섬유근통 증후군치료제 적응증 허가 요청을 FDA가 안전성 시험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약물 치료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퀸타일즈의 Peter Dussiaas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3가지의 승인 약물로 섬유근육통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 30% 이상의 증상 개선이 나타난 환자들의 수는 절반 정도에 그쳐 다른 부가적인 치료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덧붙여 병용 약물 치료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고 82%의 환자들이 증상 개선을 위해 한 가지 약물만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용철 교수는 한 가지 약물로 증상의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연구와 맞는 약물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섬유근육통의 비약물 요법
섬유근육통의 비약물적 치료로 온천 요법, 체외충격파(ESWT), 침술 등 여러 가지가 사용되고 있으나 실제 효능에 대한 근거가 확보된 치료법은 운동과 인지행동요법(Cognitive behavior therapy) 뿐이다.

미국통증학회(APS)는 일주일에 2~ 3 회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권유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한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통증과 피로, 우울증 및 신체 기능과 일상생활에 있어서 큰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치료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는 없기에 약물을 통해 통증을 조절한 후 상태에 따라 운동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근지구력과 근력이 감소된 상태이기 때문에 점차 강도를 늘려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지행동요법은 섬유근육통의 증상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상황에서의 대응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가족과 직장, 친구들과 연계해서 달성해 낼 수 있는 실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인 상황에서 환자의 대응 방식을 바꾸는 치료법으로 통증 조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의 김용철 교수는 성상신경절블록, 압통점 주사, 신경 중재적 통증 치료, 근육 내 자극법과 같은 통증 치료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근육이나 근막 속에 통증 유발점이 있는 근근막통증 환자들과 달리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의 신경 중재적 통증 치료의 효과는 일반 근근막통증 환자들에 비해 높지 않지만 감작 통증의 원인이 근육에 있을 경우에 통증을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심리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환자가 있다면 신경정신과적 치료를,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면 재활의학과와 연계하여 물리치료를 함께 받도록 함으로써 약물 뿐 아니라 다각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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